이 가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여행이 일상에 자리잡는다.

수도권에서 열리는 가을 축제 가운데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자리잡은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를 찾아보아도 좋을 듯싶다. 올해는 제15회째로 지난 14일 개막돼 16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명성산 억새밭은 전국 제5대 억새 군락지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매년 이맘 때 10월의 가을이면 6만평에 달하는 억새꽃밭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정상 부근의 억새밭에 서면 아스라히 내려다보이는 산정호수의 잔잔한 물빛과 드넓은 초원에 펼쳐진 은빛 억새밭은 한 폭의 수채화와도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명성산은(鳴聲山·923m)은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에 걸쳐 솟아 있는 아름다운 명산이다.

주봉인 명성산 정상은 철원쪽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사계절 관광은 포천 쪽에 위치한 자인사, 책바위, 억새밭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명성산은 산정호수와 더불어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은 궁예의 마지막 전투가 펼쳐진 곳으로, 왕건과 궁예의 전설이 있는 산이다. 자인사도 왕건이 궁예를 위해 지었다는 절이다.

궁예왕굴은 궁예가 왕건에 쫓겨 은거하던 곳으로 200여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상봉에 위치한 자연동굴로 알려지고 있지만 지금은 찾을 수 없으며, 야전골은 왕건 군사와 궁예 군사가 격전을 벌였던 골짜기로 지금의 산정리 3반으로 추정되며 야단골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항서받골은 왕건이 야전골에서 패한 궁예 군사한테 항서(항복문서)를 받은 곳으로 ‘항서 받은 골’이라고도 하며, 가는골은 궁예가 단신으로 이 골을 거쳐 평강으로 도망갔다고 해서 ‘패주골’, ‘가는 골’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