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소사경찰서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중국 총책과 공모해 대포통장을 전문적으로 모집한 콜센터 운영자, 텔레마케터, 국내 총책, 인출책 등 26명을 검거, 20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대포통장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대포통장 모집 콜센터를 차려놓고 전화상으로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국내 운반책, 인출책 등에 전달해 전화금융사기에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보이스 피싱 중국 총책 최모(40, 미검거) 씨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길림성 연길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개설한 후 계좌를 대여해주면 대여료를 주겠다고 하자 대포통장을 모집했으며, 한국 총책 황모(41, 불구속) 씨에게 국내 수사기관에서 추적이 불가능한 중국 모바일 메신져를 통해 통장운반책, 현금인출책 등을 관리하도록 지시하고, 황씨로부터 14억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총책 황씨는 2009년 한국으로 귀화해 중국 총책인 최씨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인출책들을 관리하고, 국내 인출책들로부터 받은 금융사기 피해금액을 평소 알고 지내던 환전상들을 이용해 중국으로 송금(환치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콜센터 운영자 이모(37, 구속) 씨 등 3명은 중국 총책 최씨와 대포통장 1장 모집당 30만원을 받기로 하고, 중국 길림성 연길시내에 위치한 오피스텔 및 아파트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텔레마케터를 통해 대포통장을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구속된 국내 인출책 윤모(39) 씨 등 13명은 중국 총책과 국내 총책에게 중국 모바일 메신져와 카카오톡 등을 통해 범행 지시를 받고, 인출금액의 3~8%를 수수료로 받는 조건으로 금융사기 피해금액 14억원 가량을 인출해 국내 총책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장운반책 이모(34) 씨 등 9명은 인터넷 ‘고액 알바’ 광고를 보고 연락한 국내 총책에게 포섭돼 대포통장을 운반하고 일당 1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중국에 콜센터 조직을 구성해 전문적인 대포통장을 모집했고, 경찰의 검거를 피하기 위해 피해자들로부터 낮에 수령한 대포통장을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시간에 지정된 우편함이나 물품보관함에 보관한 후 현금 인출책에게 전달했다.

또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중축 총책과 한국 총책은 대포전화를 사용하고 중국 채팅사이트(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대포통장 운반, 인출 및 송금 등을 지시했고, 중국 총책의 총괄적인 지시 관리로 각자 역할을 분담해 한쪽 라인이 검거되더라도 상부조직을 검거하지 못하도록 통장 모집부터 송금까지 점조직으로 운영해 대포통장 및 카드 수령자, 현금 인출책, 현금 송금책 등으 각자 알지 못하도록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천소사경찰서 임홍덕 지능팀장(경감)은 “통장을 대여해 주면 대여료를 주겠다든가,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속여 범행계좌를 핑계로 현금을 인출해 냉장고 또는 물품보관함 등 특정 장소에 보관하도록 하고 가로채는 사례가 있는 만큼, 통장 대여나 현금을 인출하라는 전화는 모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라고 생각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