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시국선언 교사를 징계할 것을 요구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직무이행명령’에 대해 지난 18일 오후 대법원에 ‘직무이행명령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김 교육감은 소장에서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 유보 조치는 교사들의 시국선언 경위ㆍ내용ㆍ성격 및 징계 가부에 관한 깊은 고민과 법률적 검토 과정 등을 통해 징계유보 방침을 발표한 것이므로 결코 (직무이행명령의 조건인) 사무의 관리와 집행을 명백히 게을리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교사들의 징계의결 요구를 관련 형사재판에 대한 확정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유보한 결정은 정당하고 적법한 행위인 만큼 교과부의 직무이행명령은 취소돼야 한다”며 직무이행 명령의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김 교육감은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 깊은 고민과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사건의 쟁점은 민주주의 핵심 원리이자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의 보장 범위와 관련된 것”이라며 “자칫 징계를 서두를 경우 교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농후하고, 대법원 등의 판례에 따르더라도 교사들의 행위가 표현의 자유로 보장된다고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육감은 “교사들의 형사재판 결과를 통해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징계요구를 유보한 것이 결코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한 “공무원 범죄처분 결과 통보서를 받은 교육기관의 장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1월 이내에 관할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 관련 교사들에 대한 징계 여부와 관련, 법률전문가 자문 결과 9명 중 7명이 징계가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징계유보 결정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숙고와 검토를 거쳤다”며 “검찰의 범죄통보에도 불구하고 징계의결 요구를 유보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법원의 판단을 고려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판단은 교육감의 권한인 재량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징계의결요구 유보 결정은 정당하고 적법한 행위”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김상곤 교육감이 도교육청 소속 시국선언 교사 15명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자, 지난 3일 직무이행 명령을 발동했다.

교과부는 앞서 시국선언 교사들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검찰은 10월1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과 박효진 경기도지부장 등 중앙간부 9명과 지부간부 6명 등 15명에 대한 공무원 범죄처분결과를 경기도교육청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