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하루 지난 9일 오후 7시50분 부천시 소사구 심곡로 100번길(심곡본동) 소재 정명고등학교 성실관에서는 ‘보물섬을 향한 부모님과의 동행’이란 행사가 열렸다.

이 학교 1학년 심화반 학생들이 마련한 이날 행사는 각기 다른 곳을 향해 가는 인생의 항로에서 진정한 행복이 담긴 자신만의 ‘보물섬’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가족과의 소통(疏通)과 교감(交感)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하고 학생과 학부모, 학교 등 교육공동체가 합심해 마련한 것이다.

행사장에는 부모님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서예 족자 몇 점을 전시했는데, 중국어를 가르치는 배종성 교사가 학생들에게 효행의 참된 의미를 일깨우도록 직접 쓴 작품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고 한다.

행사는 간단한 개식사와 식순 소개에 이어, 학생들이 저마다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쓴 편지와 장미꽃 한송이를 부모님께 전달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김민경ㆍ김정환 학생이 떨리는 목소리와 상기된 얼굴로 자신이 쓴 편지를 무대에서 낭독하며 평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전달했다.

이에 학부모 대표가 자녀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믿음이 담긴 편지로 화답을 하는 등 자녀들이 건네준 편지를 읽은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막간의 깜짝 공연으로 엄현주 학생이 라디(Ra.D)의 ‘엄마’를 열창했고, 가슴이 찡해지는 노래에 참석한 학부모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어서 이날 ‘보물섬을 향한 부모님과의 동행’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학생들이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도록 부모님들의 발을 씻겨드리는 ‘세족식(洗足式)’을 진행했다.

학생들 중에는 수련해온 ‘타이 마사지’(태국 전통 마사지) 실력으로 부모님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드리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의욕을 보이는가 하면, 처음 경험해보는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부보님들도 자녀들이 발을 씻어주는 것이 생경하게 다가온 터라 자녀가 손수 떠온 물에 발을 담그시는 부모님과 그 아래서 다소곳이 앉은 자녀들 모두 처음에는 멋쩍어 했지만 이내 서로의 손과 발이 맞닿은 곳에서부터 피어오르는 온기에 어색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세족식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표정을 한결 밝아보였다고 한다.

이어, 학생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어버이날 노래’를 부르고,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면서 ‘가족’이라는 끈끈한 정을 느끼고 ‘부모’라는 이름 앞에 감사와 고마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전하면서 이심전심으로 교감하는 시간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들 모두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보물섬을 향한 부모님과의 동행’ 행사를 통해 그동안 담아두었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부모님과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진정한 보물이 있는 장소가 어딘지를 영원토록 기억하며 다가올 미래를 향해서도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가정의 달 5월에 따뜻한 행사 소식을 전해왔다.

사진= 부천 정명고등학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