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감사원이 24일 어린이집 누리과정(만3~5세) 예산 편성 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고,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여력도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강력 반박하고 나섰다.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감사원 감사결과- 사실과 진실의 외면’이라는 제목의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입장’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 감사결과 통보는 기존 정부 입장이 가진 법적, 논리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감사결과 통보는 유치원과 초중등교육에 대한 무책임이며, ‘교육 포기 강요’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법적 쟁점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 7곳의 법률자문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 쟁점에 대해 국회 입법조사처는 감사원의 입장과 반대되는 전문가 검토 의견을 밝힌 바 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도 명백히 반대되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감사원이 밝힌 시도 교육청의 재정 여건은 기존에 정부에서 주장하던 내용과 다른 것이 하나 없고, 기존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우리교육청은 물론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충분히 그 반론을 제시한 바 있다”며 “향후 보다 구체적인 자체 검토 및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 등을 거쳐 공식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 17개 시도 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3월7일~4월1일까지 실시한 ‘누리과정 예산 편성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우선,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부담토록 한 ‘영유아 보육법 시행령’,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이 헌법과 상위법에 위배되는지와 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 편성 의무가 있는지를 놓고 교육부와 교육청 간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내 대표적 3개 법무법인과 한국공법학회 추천 교수 3명 등 외부 법률전문가 7곳에 법률 자문을 의뢰해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 양측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했다.

김사원은 그 결과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등 시행령이 헌법이나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위헌 여부의 경우 법률자문 7곳 중 5곳이 위헌은 아니라는 의견), 시행령 등은 유효해 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법률자문 7곳 중 7곳이 시도 교육청에 예산 편성 의무가 있다는 의견)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를 놓고 교육부와 교육청 간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 미편성(서울ㆍ부산ㆍ인천ㆍ충북ㆍ전남ㆍ경남) 또는 전부 미편성(광주ㆍ경기ㆍ전북ㆍ강원)한 11개 교육청의 2016년 재정 여력을 확인한 결과, “추가 세입(순세계잉여금과 지자체 전입금 등)을 활용하고 과다 편성된 세출예산(인건비, 시설비 등)을 조정하면 경기 등 9개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부족액 1조4천628억원, 활용 가능액 1조8천877억원)이 가능하고, 인천ㆍ광주 등 2개 교육청은 일부 편성(부족액 1천977억원, 활용 가능액 860억원)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경기도교육감 등 11개 교육감에게 2016년 본예산 편성 이후 발생한 추가 재원 등을 활용해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에 따라 교육비 특별회계에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돼 있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교육부장관 및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시ㆍ도가 해당 시ㆍ도교육청에 학교용지 매입비, 지방세 정산분 등을 적기에 전출할 수 있게 개선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순세계잉여금 1천88억원, 목적 예비비 614억원, 지방세 정산분 1천997억원 등 활용 가능한 추가 세입 5천823억원과 본예산에 과다 편성된 사업비 375억원 등 5천693억원의 재정 여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교육청은 4천120억원, 경남교육청은 3천102억원, 충북교육청은 1천303억원, 부산교육청은 1천442억원, 강원교육청은 952억원, 전북교육청은 990억원, 제주교육청은 457억원, 전남교육청 818억의 재정 여력이 있는 것으로 각각 확인됐다.

반면에 인천교육청은 재정 여력이 있는 539억원을 모두 활용해도 400억원이 부족하고, 광주교육청도 재정 여력이 있는 321억원을 모두 활용해도 400억원이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