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총장 박영식 신부)는 피델 발데즈 라모스(Fidel Valdez Ramosㆍ82ㆍ사진) 전 필리핀 대통령에게 오는 15일 오후 2시30분 부천시 원미구 역곡2동 소재 성심국제캠퍼스 미카엘관 귀빈 접견실에서 명예 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9일 밝혔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1928년생으로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토목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특히 한국전쟁에 참가해 이리 고지(Hill Eerie) 전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코라손 아키노 정권에서 군 참모총장을 거쳐 국방장관을 역임한 그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필리핀 12대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경제 개혁과 부패 척결을 이끌었다. 현재 라모스평화발전재단 이사장과 아시아 보아오(Boao)포럼 의장을 맡아 활동하며 필리핀과 아시아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부인 아멜리타 라모스 여사, 루이스 크루즈 주한필리핀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교황대사, 대학 주요 보직자 등이 참석한다.

박영식 총장 신부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이자 한-필리핀 우호 증진에 크게 이바지해온 라모스 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학위수여식이 끝난 뒤 오후 4시30분 가톨릭대 인터내셔널 허브관 IH267호에서 ‘한국전쟁 시기 필리핀 참전용사들의 공헌‘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실시한다.

특강 후 박영식 총장 신부에게 루이스 크루즈 주한필리핀대사가 공로패를, 라모스 전 대통령이 감사패를 각각 수여할 예정이다. 감사패는 지난해 10월초 태풍 온도이(Ondoy)로 인해 수해를 입은 필리핀 주민들을 위해 가톨릭대 교직원이 수재의연금과 구호물품을 모아 전달한 데 대한 감사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톨릭대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inbound) 국제화를 추진 중이며, 지난해 한-필리핀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매학기 우수한 필리핀 인재를 입학시켜, 현재 필리핀 대학원생 50여명이 장학금, 기숙사, 생활비 등을 지원받으며 가톨릭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참전 필리핀 용사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들 후손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올 2학기부터는 재학생들을 선발해 한 학기동안 필리핀 협정교에서 어학 연수를 하며 현지 병원 및 지역 NGO에서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윤리적 국제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 라모스 전 대통령은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나온 군인 출신으로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 참전했고 대장으로까지 진급해 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1986년 군 수뇌부로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독재에 항거한 대규모 민중봉기 ‘피플 파워’에 동참해 자신의 6촌인 마르코스를 몰아내는데 일조했다. 이후 코라손 아키노 정권에서 국방장관이 됐으며 1992년 새 헌법에 따라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돼 6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했다. 현재 아시아지역 경제와 사회발전을 논의하는 연례 회의인 보아오포럼의 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