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와 연고(緣故)를 맺었다가 미국으로 입양된 조민우(36) 씨와 김수지(47·여) 씨가 가족을 찾기 위해 오는 26일 ‘고향’ 부천을 찾는다.

이들은 ‘모자이크 투어 2015, 내가 돌아온 나라 한국’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19일 한국에 와서 다양한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오는 26일 오전 10시에는 ‘고향’ 부천시를 찾아 김만수 시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19일 부천시 복지운영과는 이들 2명의 가족을 찾는 사연을 소개했다.

◆조민우 씨… 1981년 미국으로 입양

조민우 씨는 34년 전인 1981년 형(민수)과 함께 미국으로 입양됐다. 당시 민우 씨 가족은 1979년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으로 이사를 했으며, 아버지는 폐결핵으로 많이 아팠고, 엄마는 가출했다고 한다.

1981년 3월에 아버지가 세상을 떴고, 당시 이웃 주민들이 민우네 친척을 찾았지만 찾지 못한 채 이웃들의 도움으로 아버지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홀로 남게 된 이들 형제는 부천시를 통해서 동방사회복지회에 연결됐고, 그해 9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 국적의 민우 씨는 위스콘신대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일리노이주 리버티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민우 씨는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입양된 후 한국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고 미국 생활에만 전념해왔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제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한국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제 감정을 숨기는 게 더 편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입양과 관련해서는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상처받는 게 무서웠습니다. 지금 저는 제 삶에 만족하고 있고, 건강하고 행복합니다.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희박합니다. 어머니를 찾아보겠다는 결정을 하는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저를 만나겠다고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해도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만날 수 없다면 당신의 아들이 잘 살고 있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김수지 씨… 1968년 미국으로 입양

김수지 씨는 47년 전인 1968년 1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입양 당시의 주소는 ‘부천군 오정면 고강2리 산18번지(기름집)’이고, 입양서류에는 ‘현주 엄마’, 출생지는 ‘오쇠리’라고 적혀 있는 것이 기록의 전부라고 한다.

수지 씨는 미국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결혼해서 남편과 2명의 자녀와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직업은 피지컬 트레이너라고 한다.

수지 씨의 양부모는 그녀를 포함해 모두 6명의 아이들을 입양해서 키웠으며, 양부모는 그녀를 덴마크인으로 키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고 한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게 했다고 한다.

수지 씨가 기억하는 것은 그녀를 낳은 엄마는 아주 어렸고, 아기를 낳자마자 바로 고아원 문 앞에 놓고 갔다는 사실뿐이라고 한다.

수지 씨가 한국(부천)의 친엄마를 찾기로 한 것은 2013년 양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양어머니의 짐을 정리하다가 친엄마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친엄마는 수지 씨를 입양보낸 후에도 계속해서 고아원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때부터 친엄마를 찾기 시작했고, 2014년 당시 같은 고아원에 있다가 함께 입양됐던 양언니가 한국에 와서 그녀에 대한 기록을 찾아냈다고 한다.

수지 씨는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제 친엄마는 한동안 군부대에서 제 친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아버지는 이미 미국에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친엄마와 4개월 정도 같이 살았는데, 그때 친엄마는 우울증을 앓았고 결국 저를 고아원에 보냈습니다. 제 양언니는 제 친엄마가 아직 살아계실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친부모님에 관한 소식을 접하면서, 저는 이제 제 과거에 관한 모든 걸 더 찾고, 더 알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천시 복지운영과 무한돌봄팀= ☎(032)-625-4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