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의장 김준영, 이하 부천노총)은 10일 엊그제(8일) 한나라당이 당정협의와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간담회를 통해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시행시기를 유예하기로 내부 합의한 것과 관련, ‘이제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와도 등을 돌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양대 노총과 제(諸)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를 빌미로 비정규직 법안의 시행 전 유예하는 당정의 일사분란한 모습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즉각 시행을 촉구했다.

부천노총은 “오랜 논란과 진통 끝에 우리 역사상 최초로 노사 합의로 법안이 국회로 넘겨졌고 2006년 11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비정규직 보호입법에 대해 재계는 아직도 고용경직이 경제발전의 걸림돌인 양 이야기하지만,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어서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IMF에서도 우려할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증가를 막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법안은 다소 아쉬운 부분은 존재했지만, 일단 시행을 통해 조금씩 보완할 것이라 예상했고 정부와 여당에게 기대했다”고 했다.

부천노총은 “정부와 여당은 올초부터 7월 고용대란설과 계약해지 당사자의 현실적 대안을 들먹이며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수정과 유예를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고, 7월 고용대란이 부풀려진 통계라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법안 시행이 2년에서 4년으로 유예된다면 2년뒤에는 또다시 소위 고용대란이 반복되기 때문에 정부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천노총은 “시행도 하기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유예하는 것은 ‘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화’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실제 이에 힘입어 재계에서 사용 제한기간을 삭제하자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질 낮은 일자리’ 창출과 부자 감세를 통한 복지정책 약화와 고용 유연성을 강조해 오히려 내수침체의 장기화를 가져오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천노총은 “비정규직 보호법의 시행 유예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오히려 그 고통을 2년 연장하면 이 땅 노동자들을 필두로 한 반정부여론은 그 임계점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과 관련한 태도가 서민에 대한 입장을 나타내는 시금석인 만큼 법안 시행을 유예하거나 개악시 부천의 제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강력한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부천노총(www.buno.org) ☎(032)653-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