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일) 오후 3시부터 부천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춘의1-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위원장 이교화·이하 ‘춘의1-1구역 추진위’)의 주민총회가 투명한 절차를 요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전정희·이하 비대위)를 지지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성원보고 조차하지 못한 채 이날 오후 5시20분께 산회하고 말았다. 주민총회가 무산된 셈이다.

춘의1-1구역 추진위가 개최한 이날 주민총회는 주민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와 도시계획 및 건축사사무소 등을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비대위측에서 회의 진행을 저지하는 바람에 결국 이교화 추진위원장이 “한달 이내에 주민총회를 다시 개최하겠다”고 밝힌 뒤 끝나고 말았다.

이날 주민총회는 추진위측에서 동원한 20여명의 안전요원(경호팀)들이 시청 대강당 입구에서부터 참석하는 주민들의 신분을 지나칠 정도로 확인하고 통제하면서부터 주민총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예견했다.

비대위측은 주민총회가 열리는 시청 대강당 입구에서 추진위측의 주민총회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는 유인물을 나눠주는 한편 주민총회가 무산돼야 한다고 호소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총회 저지 의사를 예고했다.

이날 주민총회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주민총회 사회자가 주민이 아닌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면서부터 추진위측과 비대위측간에 실랑이가 오고 갔다.

비대위측에서 “돈을 주고 산 전문 사회자”라고 거센 항의를 하면서 단상에서 내려올 것을 주장하며 실랑이가 붙으면서부터 이날 주민총회는 양측간에 고성만 오간 채 더이상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실제로 이 사회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주거환경연구원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주민들이 추진위측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으나, 비대위측에서 정비업체 선정을 공개입찰로 하자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주민총회가 무산될 무렵에는 추진위에서 날치기 통과를 시도하려고 하자, 추진위를 지지하는 주민들조차도 “떳떳하게 회의 진행을 하라”고 성토하고 나서는 등 추진위측의 석연치 않은 추진 절차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장시간 지연된 회의 진행에 쐐기를 박았다.

추진위측을 지지하던 주민들 중에는 지나친 통제를 하던 안전요원(경호팀)을 향해 “주민총회에 당신네들이 왜 와 있느냐. 당장 나가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안전요원들과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이날 주민총회는 회의진행에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낸 채 사전에 주민 동의와 이해 및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을 무시한 채 여론몰이식으로 어물쩍 주민총회를 통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와 도시계획 및 건축사사무소 등을 선정하려던 추진위측에 치명타를 가했다.

더구나 주민들간에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고 회의장 마이크 선을 아예 끊어버리는 등 더이상 회의진행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이교화 추진위원장은 고집스러울만치 회의 진행을 강행하려고 들었다.

급기야는 ‘정비업체를 공개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선정하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비대위측 주민들을 향해 “회의장 밖으로 강제로 끌어내고 회의를 진행하자”며 자신들을 지지하는 주민들에게 박수로 호응해 줄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안전요원들을 향해 “경호원”이라는 호칭까지 쓰며 “소란을 피우는 주민들(비대위측 주민들)을 회의장 밖으로 끌어내라”고 지시하기도 해 주객이 전도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 회의를 지켜보는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