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설공단 해고 前부장, 대법원서 승소 판결
공단 소청심사위 의결종족수 못채운 부당해고

부천시설공단이 2011년 10월 해임한 임모 전 주차교통부장에 대해 28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해임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최종 판결을 내림에 따라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소송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임에도 불구하고 부천시설공단이 대형 로펌을 선임해 ‘보조 참가인’으로 참가해 인사조치의 정당성을 끝까지 지키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반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1심과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대법원 상고심에서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고 소송 비용 패자 부담 등을 감안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부천시설공단이 소송 비용을 모두 부담하면서까지 대법원 상고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판결과 마찬가지로 공단 소청징계위원회의 해임 결정은 규정에 의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기각한 것이다.

특히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는 징계 절차상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드러나면서 징계사유는 심리하지 않았고 징계절차에 대해서만 판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문을 송달받은 뒤 조만간 부천시설공단 이사장에게 임 전 부장에 대해 원직 복직과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임금 전액 지급하라는 명령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 측에서 이행 명령에 불응하거나 다른 조치를 할 경우 노동위원회법 및 근로기준법에 따라 형사 처벌된다.

다만, 신분이 공무원인 경우에는 국가(지방)공무원법에 의거해 징계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법원 판결을 받은 경우 인사위원회를 열어 다시 징계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노동법 적용을 받는 공단의 경우에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중이 사안에 대해 지난헤 11월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당시 공단 측에서 복직하면 인사위원회를 열어 다시 해임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비친 것은 또다시 규정에도 없는 해임을 강행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노동부 고발 및 감사원 감사청구와 개인 상대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 대응으로 또다시 비화될 소지마저 있고, 부천시설공단 업무가 자체 인사규정을 비롯한 각종 규정과 공단 정관에 근거하고, 준용 조항없이는 공무원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부장은 이번 대볍원 승소 판결에 대해 “당시 사건 관련 많은 의혹과 편견에 괴로웠지만 최종 판결이 내려져 개인적으로 명예회복을 한 것같아 마음이 홀가분하지만 한편으로는 무겁다”면서 “어찌됐든 당시 사건은 안타깝게 생각하며 그때는 분위기상 이런저런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인사요인이 발생해 주차관리원과 직급이 동일한 일용직 사무실 내근자를 포함해 여직원 2명을 주차요원으로 5개월간 한시적으로 배치했으나 불만을 표시하며 이사장 면담을 요청했고, 이사장은 부서장이 배치한 대로 근무할 것을 주문하자 병가를 내고 한달 남짓 출근을 하지 않다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고,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모든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며 “당시 이사장과 상임이사 중에 한분만이라도 남아서 사태를 수습했다면 직위해제된 두 부장이 해임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인사발령은 인사부서 실무자가 기안하고 단계별로 팀장, 부장, 본부장, 이사장의 결재를 받아 결정됐고, 주차교통부에서는 인력 배치 계획까지 수립해 배치했음에도 두 부장만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지금도 납득할 수 없다”면서 “당시 공단 내부적으로 특정세력 문제가 불거져 감사를 했으나 ‘실체가 없다”며 유야무야된 뒤 직원들에에 대한 강등 조치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 직원들이 사건을 부추기고 일부 언론에 여과없이 보도돼 경찰에서도 수사에 착수했으나 단순 자살로 결론을 내리고 숱한 소문은 결국 무혐의 처분하는 등 결국 공단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문제였고, 행정소송 과정에서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재판과정에서 부천시설공단은 노동위원회에 자살한 여직원의 산재 인정을 위해 관내 H정신과병원에서 ‘주부 우울증’ 증세로 1년여간 치료를 받았다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제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공단 소청심사위원회에서는 의결정족수에 미달된 채 해임 처분을 했음에도 전원 일치로 의결했다고 징계 의결서류인 공문서까지 노동위원회에 제출해 노동위원회에서는 승소했지만 결국 공문서 변조행위자가 인천남동경찰서에 불구속 기소됐으며, 두 부장 징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공단 직원들의 진술서는 실명도 아니고 익명으로 작성된 것으로, 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1심) 판결 당시까지 실명 공개를 거부하다가 항소심(2심) 판결을 앞두고 재판부에 뒤늦게 실명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설공단은 이번 대법원 패소로 임 전 부장의 원직 복귀문제와 소송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문제를 떠안게 되는 곤혹스런 입장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