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가 시의 상징 나무(시목ㆍ市木)인 ‘복숭아나무’를 ‘백목합’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시목(市木) 변경을 위해 지난 8월 부천시민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 10월과 11월 문화예술 소위원회를 개최해‘백목합’이 시목(市木)으로 적합하다고 잠정 결정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오는 24일 오후 4시40분 시청 상황실에서 각계 인사 25명으로 구성된 부천시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홍건표 시장)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뒤 시정조정위원회를 개최해 시목(市木) 변경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시가 시목(市木) 변경의 가장 주된 이유는 녹지율이 낮은 지역여건과 원미ㆍ소사ㆍ고강지구 뉴타운개발 등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구시가지 주거환경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현 복숭아나무가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는 등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시의 새로운 시목(市木)으로 떠오른 ‘백목합’은 가로수로 활용이 가능하고 꽃이 핀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고, 검토 대상에 올랐던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전국 각지에도 오래된 나무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배제된 것으로 알져졌다.

시 문화예술과은 앞서 지난 8월 부천시민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시민들의 애향심을 북돋우고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며 역사성과 명품 문화도시 이미지에 걸맞은 나무로 변경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같은 시목(市木) 변경 추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시는 또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복숭아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설명도 곁들였다.

설문조사 당시 시는 지난 2001년 복사골의 전통적 이미지를 통일하기 위해 은행나무에서 복숭아나무로 변경 지정된 후 현재까지 시목(市木)으로 사용하고 있는 복숭아나무에 대해 “소사복숭아는 1902년 일본에서 들여와 1970년대 절정으로 현재 일부를 제외하고 복숭아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없으며, 시의 꽃 및 과일과 중복되고 시민들이 쉽게 식재하기 어려우며 공원수, 가로수, 기념수 등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나무에 대해서는 “1973년 시 승격 후 1974년 ‘역경에 강인하며 수명이 긴 나무로서 웅대한 모습은 큰 번영과 발전을 뜻하며, 과실을 맺고 단풍이 아름다워 시목(市木)’으로 지정됐다가 2001년에 복숭아나무로 바뀌었다”면서 “부천시 지정 보호수 중 최고 수령(1,000년)인 은행나무는 소사본동에 있으며, 매년 느티ㆍ은행나무 기원제(소사본2동)가 열리며, 부천시 최다 가로수(9,965본)이며, 전국 237개 지방자치단체 중 제일 많은 77개 단체가 시목으로 지정한 수종이며, 2억5천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자라온 나무로 순결과 진취적 기상, 실용과 결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느티나무에 대해서는 “부천시 지정 보호수 중 최다 수종(총 7본중 4본)이며, 소사본동 느티나무(800년)는 매년 느티ㆍ은행나무 기원제(소사본2동)가 열린다”며 “부천시 가로수 수종은 은행나무- 버즘나무- 느티나무(4,890본) 순으로 세 번째로 많이 식재되어 있고, 느티나무는 화합, 전진, 무궁한 발전을 의미하며, 느티나무에 관한 구비전승은 ‘배못탱이 설화’가 있으며, 깊은구지의 당산나무, 고얀리(괴안동의 옛이름) 지명유래가 있다”고 소개했다.

시는 복숭아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에 대해 설명을 한 뒤 ▲현재대로 복숭아나무로 한다 ▲처음 지정됐던 은행나무로 한다 ▲느타나무로 한다 ▲기타(나무 이름과 선정 의미(뜻)을 직접 작성) 등을 선택하도록 했으며, 백목합은 당시 설문 대상에서 직접 거론되지 않은 채 빠져 있었다.

이에 따라 부천시문화예술 소(小)위원회가 두차례 회의를 통해 새로운 시목(市木)으로 ‘백목합’을 잠정 선정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더구나 부천시가 시목(市木)을 복숭아나무→ 백목합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찮게 제기될 것으로 보여 보다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국에 널리 알려진 ‘복사골 부천’이라는 명칭과 더불어 복사골예술제 등 그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돼온 복숭아 관련 각종 명칭을 지우는 작업도 상당 기간 소요되고, 그동안 쏟아부은 홍보예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시목(市木)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보다는 범시민적 여론수렴을 하는 정지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년 6월2일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로 새로 출범한 민선 5기 시장 체제를 앞둔 시점에서 굳이 ‘시민들의 애향심을 북돋우고 화합과 단결을 도모해야’ 할 만큼 사안 시급한 것이냐는 점도 한번쯤 따져 보아야만 할 것이다. 굳이 시목(市木) 변경이 공론화 됐다면 민선 5기 시장 체제에서 좀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 할 것이란 지역사회 여론도 감안해야만 할 것이다.

한편 현재 부천시의 상징물인 시목(市木)은 복숭아나무, 시의 꽃 시화(市花)는 복숭아꽃, 시의 과일 시과(市果)는 복숭아, 시의 새 시조(市鳥)는 보라매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