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개별공시지가가 땅값과 주택가격을 합한 개별주택가격보다 비싼 이른바 ‘가격 역전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검증을 실시해 본격적인 정비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토지+집)은 국토교통부장관이 매년 선정한 개별 토지와 개별주택 중 대표성이 있는 표준지ㆍ표준주택을 토대로 각 시ㆍ군별로 정한 개별토지와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이다.

문제는 개별공시지가(토지담당부서)와 개별주택가격(세무담당부서)을 맡고 있는 부서가 다르고, 공시 일정이 서로 달라 일부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땅의 높낮이, 모양, 도로와의 관계 등을 토지의 특성이라고 하는데, 두 부서가 이 특성을 다르게 조사할 경우 ‘특성 불일치’가 발생한다.

‘특성 불일치’가 심할 경우 개별공시지가가 개별주택가격보다 더 높은 이른바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해 민원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각 시ㆍ군에서는 이를 한 번에 개선할 경우 개별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쉽게 정비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정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경기도 소속 감정평가사가 직접 검증을 실시해 개별주택가격을 정비하게 된다.

경기도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지난 5월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에는 ‘특성 불일치’ 사례가 4만5천492호, ‘가격 역전 현상’ 사례가 14만8천824호 등 총 19만4천316호의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먼저 올해 안으로 이들 총 19만4천316호를 대상으로 표준부동산 선정의 적정성과 개별부동산의 주택ㆍ토지 특성 조사 착오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정비가 필요할 경우 시ㆍ군에 결과를 통보하면 시ㆍ군은 경기도 통보 결과를 확인한 다음 시ㆍ군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특성 불일치’, ‘가격 역전현상’을 정비하게 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세정과 내에 ‘부동산공정가격센터팀’을 신설하고 전문감정평가사를 통해 공시가격의 적정성 검토와 가격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는 이런 1차 점검이 종료되면 내년부터는 시ㆍ군에서 개별부동산과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 자문 요청을 할 경우, 경기도가 직접 검증을 통해 절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오태석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이들 개별주택가격과 개별공시지가는 재산세와 취득세 같은 지방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국세 부과시 활용되는 표준가격”이라며 “이번 정비로 공정한 조세정의가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그동안 개별주택가격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별부동산 지도ㆍ감독 권한 시ㆍ도지사 위임, 개별부동산(토지+주택) 공시 일정 통합 운영, 표준부동산에 대한 의견 제출 방법 개선 등 부동산 공시제도 개선을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