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7월 1일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미래 100년을 향한 첨단 자족도시로의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지난 50년간의 힘찬 두드림으로 시민과 함께 밝은 미래 100년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아 ‘부천 50년의 두드림, 미래 100년의 큰 열림’을 시 승격 50주년 슬로건으로 내걸었으며, 현대적 시각에 맞춘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통한 도시 정체성 재확립과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준비하고 있다.

부천시는 미래를 선도할 첨단기업과 문화산업을 기반 인구 80만 규모의 수도권 서부 주요도시로 발돋움했지만, 50년 전에는 지금과는 매우 달랐다.

◆‘부천군 소사읍’➜ 1973년 7월 1일 ‘부천시’ 승격

50년 전 부천시는 ‘부천군 소사읍’이었다.

부천군은 소사읍을 비롯해 시흥군 소래면, 김포군 오정·계양 2면, 옹진군 영종·덕적·대부 등 6개면을 포괄해 지금의 부천시 면적보다 훨씬 넓었다.

‘부천(富川)’이라는 지명도 부천군과 연관이 깊다. 지난 1914년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경기도 부평군이 폐지되면서 부평의 부(富)와 인천의 천(川)을 따서 ‘부천군’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1973년 7월 1일 법률 제2597호 ‘시 설치와 군의 폐지 분합에 관한 법률’의 제정·공포로 기존의 부천군이 폐지되고, 그 안에 속했던 소사읍이 부천시로 승격했다. 같은 부천군에 속했던나머지 지역은 다른 행정구역으로 넘어갔다.

1975년 10월 김포군 오정면(대장·도당·약대·삼정·내리·오정·원종·고강·작리·여월)을, 1983년에는 시흥군 소래읍 일부(지금의 옥길동·계수동)를 각각 편입하면서 현재 부천시의 경계가 만들어졌다.

1988년 1월 지방자치제 실시에 대비해 구(區)를 나눴다. 특별시·광역시로 승격된 도시를 제외한 일반 시 가운데 전국 최초였다. 이때 만든 구의 이름은 남구·중구였다.

중동신도시 개발에 따른 중구의 인구 증가로 1993년 오정구가 신설되면서 종전의 남구는 소사구로, 중구는 원미구로 각각 개칭됐다.

◆옛 소사의 상징이었던 ‘소사복숭아’

부천시는 옛 소사읍 당시인 1930년대 이후부터 1970년대 도시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복숭아 산지였다.

당시 ‘소사복숭아’은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 고성의 감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 과일 명산지로 꼽혔다.

소사복숭아는 성주산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개량된 복숭아가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00년대 초부터였다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인천역장을 지낸 일본인 다케하라가 지금의 심곡본동에서 개량된 복숭아를 처음으로 재배했고, 1925년부터 재배 면적이 크게 늘면서 소사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일본인들이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복숭아 재배에 주력해 복숭아밭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는 1980년대 이후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복숭아밭이던 소사 일대에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소사복숭아밭이 사라지게 되면서 지금은 부천시의 상징물인 시의 과일(복숭아), 시목(市木), 시화(市花)로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74년 경인철도 전철화… 도시화 물결

1967년 7월 경인고속도로 완공에 이어, 1974년 경인철도 전철화로 부천시는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울과 인천을 잇는 지리적 특징이 주거지로서의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베드타운’으로 각광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부천시 교통의 중심 역할을 하던 경인철도 소사역이 부천역(현 지하철 1호선)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이 시기였다.

이후 역곡역·송내역·중동역이 연이어 신설되면서 부천시는 수도권 주요 도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경인고속도로 완공 후 내동 인터체인지(IC)가 생기면서 생산품의 수송이 더욱 편리해졌고, 인천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수출에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변보다 땅값이 낮고, 교통 여건이 갖춰진 부천시에 대기업 계열공장과 중소기업체들이 유입됐고, 경인고속도로 주변의 신흥동·성곡동·오정동 등 부천시 북부지역이 경인지역 공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1989년 노태우 정부의 개발계획에 따라 중동신도시에 이어, 상동지구가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더욱 모여들었고, 부천시의 인구 밀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급격한 인구 유입과 함께 도로·도서관·공원 등 주민 편의를 위한 기반시설도 함께 늘어나면서 부천시의 공간은 조밀하게 채워졌다.

부천시의 인구 밀도는 지난해 기준 1㎢당 1만5천768명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이를 포용할 지역 내 일자리 창출이 뒤따르지 못했다. 수도권 규제에 묶이며 기업 유치와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설상가상으로 기존에 있던 기업들마저 부천을 떠나면서 삶을 일구는 터전이 돼야 할 도시는 한동안 ‘베드타운’이란 이미지로 굳어지기도 했다.

◆신도시와 원도시 균형 발전 등 미래 도시 해법 모색

급격한 도시화로 거대 도시가 되면서 계획이 미처 따라가지 못한 개별 사업들이 파편적으로 진행되면서 신도시와 원도심 사이의 균형 발전이 화두로 떠올랐고, 지금은 해묵은 과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민선 8기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러한 과제에 대한 해법을 마려하기 위해 올해 초 ‘공간 복지’와 ‘경제 도약’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공간 복지’는 시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세대와 계층에게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지역사회 기반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부천시의 도시계획을 하나의 그림으로 기획해 균형 잡힌 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부천시는 이를 위해 ▲민간전문가(총괄·공공건축가) 제도 ▲공간환경전략계획 등을 추진해 통합·체계적인 도시 혁신을 꾀하고 있다.

경관 디자인 개선을 통한 도시 이미지 향상을 추진해 부천의 도시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제 도약’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과 자족 기능을 실질적으로 이뤄내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원도심과 전통적인 제조업 산업단지가 쇠퇴하면서 주민들이 인천·시흥·김포와 같은 인접 지역 신도시로 이주하고, 부천 지역기업들이 다른 지역의 산업단지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지금도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있고,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 법률에 따라 공장 신설 등에 규제를 받고 있다.

◆첨단산업 선도 도시 발돋움 위한 노력

부천시는 전력반도체·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를 이끌 첨단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가시작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관련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유망기업을 끌어모으고, 도시 및 산업생태계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부천시는 SK그룹과 손잡고 3기 신도시인 대장신도시를 친환경 기술 첨단산업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오는 2027년까지 대장동 621-5번지 일원 산업단지 내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R&D)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 E&S㈜, SKC㈜, SK㈜ 머터리얼즈 등 친환경 에너지분야의 SK그룹 핵심 계열사 7개 기업이 들어서게 된다.

이들 기업들은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 및 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기술개발 역량을 더욱 키울 것으로 기대되며, 친환경 에너지 관련 석·박사급 인력 3천여 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세계 2위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기업 온세미컨덕터가 부천시 평천로 850번길 55(도당동 82-3) 소재 온세미컨덕터코리아㈜에 오는 2025년까지 1조4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공장라인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생산량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릴 전망이며, 약 5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업체 80여 곳의 1천900억원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온세미컨덕터코리아㈜의 공장 증설 계획의 경우, 수도권 규제에 막혀 좌초될 수도 있었지만. 부천시에서 공장 증설 승인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부천시 적극행정위원회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고, 공장 증설이 가능하다는 의견 제시를 받아 공장 증설을 승인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문화도시 부천, 이제는 ‘문화의 산업화’로 전환 시도

부천시는 지난 1990년대부터 ‘문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2017년 유네스코(UNESCO)로부터 동아시아 최초로 ‘문학창의도시’, 2019년 정부로부터 ‘국가 지정 문화도시’로 각각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부천시는 지금껏 꽃피운 문화 콘텐츠·인프라를 기반으로 ‘문화의 산업화’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 부천국제애니매이션페스티벌(BIAF) 등 ‘부천 4대 국제문화축제’를 체류형 관광과 연계해 상품화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관광과 같은 체류형 관광은 일반 관광보다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 규모가 커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평가된다.

오는 9월 개관하는 웹툰융합센터를 중심으로 창작자를 위한 거점을 마련하고, 모든 문화콘텐츠의 근원인 지식재산(IP) 산업을 부천의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부천의 랜드마크 ‘스카이 뮤지엄 49’ 추진 ▲부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부천 8경’ 선정 등 문화도시 경쟁력과 문화콘텐츠가 접목된 관광지로써의 새로운 매력을 더해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50년 전 소사복숭아의 명성이 자자했던 부천시는 미래를 선도할 첨단산업과 문화산업을 성장 엔진으로 역동성과 도전성을 동력으로 삼아 미래 100년의 문을 활짝 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