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소사구의 서울~ 인천을 오가는 경인로 구간인 소사삼거리에는 한때 공업화와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철물과 화공약품 등 각종 공구 상가 69개가 283m구간에 즐비하게 들어선 채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점차 침체의 늪을 걷기 시작하면서 낡고 녹슨 셔터들이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흉물로 전락했다.

칙칙한 셔터들로 오래 각인돼 왔던 이곳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은 지난 2월 부임한 박상설 소사구청장이 로드체킹을 하면서 만화도시이자 문화도시의 이미지에 걸맞게 낡고 녹슨 셔터에 ‘만화 캐릭터’를 그려 넣은 벽화거리로 변모시키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부터다.

이후, 첫 단계 사업으로 서울에서 인천 방향 69개 점포, 283m 구간의 셔터에 일상에서 느끼는 감성카툰과 풍경, 모던 디자인을 주제로 아기자기한 만화캐릭터를 그려넣는 사업이 시작됐고, 칙칙한 셔터에는 감성과 웃음, 해학이 있는 동화 같은 만화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소사삼거리 공구상가 셔터에는 형형색색의 만화 이미지들이 경인로를 오가는 차량들과 사람들의 눈길을 부여잡는 거리로 새롭게 탄생했다.

제1구간 감성카툰에는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음표로 변하게 하여 단순 이미지가 아닌 웃음과 해학이 녹아 있는 20여점의 카툰을 선보이고 있다.

또 제2구간과 제3구간에서는 부천을 상징하는 풍경과 모던 디자인으로 젊은 감각에 맞는 캐릭터 디자인과 기하학적 변형 그림들이 셔터가 내려지면 등장한다..

공구상가 사장들은 “그동안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아침과 저녁 때마다 거리가 을씨년스러웠는데 이제는 문을 여닫은 시간이 오히려 즐겁다”며 “지나가는 시민들이 가게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는 등 상가거리에 활기가 넘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상설 소사구청장은 “구도심의 칙칙한 상가 셔터가 한층 깨끗하고 밝아져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경인국도 전 구간 상가 셔터에 스토리텔링이 있는 만화거리를 만들어 지역의 명소이자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사구는 공구상가 맞은편 인천에서 서울 방향의 73곳 상가 셔터들도 올 하반기에 만화 벽화거리로 단장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주요 간선도로, 공공기관, 대피소 등에도 만화캐릭터를 선보이는 벽화사업을 추진해 활력과 생기가 넘치는 거리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