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원미구 심곡3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인 ‘한글교실’에서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6년째 강사수당을 받지 않고 ‘만학의 꿈’을 실현토록 무료 봉사를 하고 있는 한글강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식약창 방사선방어과장(4급 서기관)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김종형 어르신. 그는 어린 시절 경제적 사정과 가족들의 뒷바라지 등으로 한글을 깨우치지 못해 오랜 세월동안 ‘눈뜬 장님’으로 살아온 주민들을 위해 6년째 심곡3동 무료 한글교실에서 무료 강사르를 자처해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한글을 깨우치는 도우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심곡3동 주민센터(동장 정기재)에 따르면 ‘한글교실’이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강사 수당도 없을뿐더러 어쩌다가 강사 간담회를 통해 식사 한 끼를 대접하려 해도 매번 “다른 약속이 있다”며 사양을 하는 바람에 동주민센터에서는 늘 미안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채 불편하게 생활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심곡3동 주민센터 ‘한글교실’을 이러한 남모르는 답답함을 갖고 생활하는 이들을 위해 한글 초급반과 중급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물론 인천과 서울에 사는 분들도 한글교실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한글교실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도 쓸 수 있게 되고, 수필까지 쓸 정도로 한글 실력을 갖춘 ‘만학도’들이 김종형 강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작은 선물을 하려다가 야단을 맞은 경우가 꽤나 있어 늦깍이 학생들과 동주민센터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고 한다.

정기재 심곡3동장은 “늘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김종형 강사에게 보답하는 길은 우리 생활주변에 살고 있는 또다른 문맹자인 다문화가족을 발굴해 하루빨리 한글을 익히게 하고 컴퓨터교실도 열어 한국에 하루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뀌띔했다. ☎(032)625-5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