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최근 중국 하얼빈에 세워졌다 철거된 뒤 국내로 실려온 ‘안중근 의사 동상’을 중동신도시 중앙공원에 조성된 하얼빈공원에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높이 4.5m, 기단 2m 크기의 안중근 의사 동상은 지난 1일 국내로 들여왔으나 머물 곳이 없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국회사무처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 앞뜰에 세워져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26일까지 임시 전시될 예정이다.

안 의사 동상을 들여온 시민단체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대표 정광일) 측은 10월2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동상 제막식까지 전시 장소를 찾고 있으며, 현재 대학이나 미술관 등 3~4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부천시는 지난 1995년부토 하얼빈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그동안 돈독한 우호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도 추진해오고 있는 만큼, 중동신도시 중앙공원에 조성된 ‘하얼빈 동산’이 안 의사 동상 전시장소로 적합하다고 판단,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이에 앞서 하얼빈시에 안중근 의사 동상 건립을 건의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어지지 않자 지난 2005년 7월1일 하얼빈 조선민족예술관에 안중근 기념관을 조성하고 하얼빈 조린공원에 안중근 의사 기념비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얼빈시에서도 사료와 증언 등 고증을 거쳐 현재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를 삼각형(△)과 네모(□)로 표시해 놓고 한국과 중국인에게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홍건표 시장은 안중근 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와 안 의사 동상을 제작한 재중(在中) 사업가 이진학 씨(㈜JH.48 International 대표), 안중근 의사 숭모회, 외교부 등 관계자들에게 안중근 의사 동상을 부천에 세워질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측은 안 의사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산을 전시하는 게 목적인 만큼 공공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이나 대학, 사유지 등 사람들이 널리 볼 수 있는 곳에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중근 의사 동상은 2006년 1월16일 재중(在中)사업가 이진학 씨가 자비 1억7천여만을 들여 이씨 친구인 육군사관학교 출신 현역 대령이 설계하고 하얼빈공대 양스창 교수가 조각해 하얼빈시 중심가인 중앙대가(中央大街) 금안 오로바 광장공원에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으로 설치했다는 이유로 11일 만에 철거되면서 이진학 씨가 운영하는 유로백화점 지하 1층에 3년7개월동안 임시 보관해 오다가 지난 1일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를 통해 한국으로 들여오게 됐으나 동상을 세워 전시할 적당한 장소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