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소사구 소사본동은 음력 시월 초사흘인 지난 5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대동산신제’와 ‘은행·느티나무제’를 개최했다.

소사본1동의 대동산신제와 소사본2동의 은행·느티나무제는 지난해 1월 소사본동으로 통합됨에 따라 같은날 오전과 오후로 나눠 열렸으며, 이날 마을 전통 제례행사에는 한선재 시의회 의장과 김홍배 소사구청장, 서강진 시의원을 비롯해 마을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은행·느티나무제는 이날 오전 11시 부천세종병원 앞에서 1천년 이상된 노거목(老巨木)인 은행나무와 호현로변 느티나무에서 앉은 당주인 정사석(85) 씨 등 3명의 당주 주관으로 정성껏 차린 음식으로 고사를 지냈다. 두 거목은 각각 부천시 보호수 1호와 2호로 지정돼 있다.

대동산신제는 같은날 오후 2시에 성주산 생활체육공원 내 산신각에서 개식행사를 갖고 진행됐다. 대동산신제는 250여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마을 전통 제례로, 앉은 당주인 이영호(68) 씨를 비롯한 3명의 당주가 제를 위해 정성스레 담가 산신단 뒤 성주산에 모셔두었던 조라술을 모셔오고 도당시루를 비롯해 웃기 등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10가지 떡을 제례 당일에 직접 만들어 산신단에 차렸다.

대동산신제의 수장격인 앉은 당주를 맡은 토박이 이영호 씨는 “제를 위해 마을 입구를 지키는 장승도 새로 세우고 대동우물도 청소하면서 며칠 동안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며 “조상님이 물려주신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후손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홍배 소사구청장은 참관사를 통해 “이제는 수도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통 제례행사가 소사본동에서 맥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무형문화유산으로써 잘 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선재 시의회 의장은 “수도권에서는 산신제를 지내는 동네가 많지 않은 만큼, 대동산신제를 소사구는 물론 부천시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산신제로 발전시키고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부천시는 문화특별시인데 문화의 완성은 영화, 만화, 음악 등 현대문화만 추구하는 것이 문화의 완성이 아니라 현대문화와 전통문화를 융합하는 것이 진정한 문화도시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례의 준비과정과 제례 절차는 부천문화원 양경직 향토문화 연구위원을 통해 기록돼 부천시 향토문화 자료로 남겨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