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최근 재정자립도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부천시 재정은 넉넉하진 않지만 부채비율이 적어 건강한 편”이라고 밝혔다.

10일 시 기획예산과에 따르면 부천시 재정자립도는 2013년 47.5%로 시 단위 전국 평균인 36.8% 보다는 높고, 광역자치단체를 포함한 전국 평균인 51.19% 보다 낮지만, 전체예산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안전행정부 권고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재정상태는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일반회계 예산 중 지방세와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로, 전체 일반회계 예산 중 직접 거둬들인 세금이나 확보한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부천시의 재정자립도가 하향 추세를 보이는 것은 자체 수입은 줄어든 반면에 국·도비 보조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특히 2000년 취득세와 등록세 등 도세 징수액의 50%를 징수 교부금으로 시 자체수입으로 분류하던 것을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으로 3%만 자체수입으로 남기고, 나머지 47%는 도에 냈다가 다시 시·군에 교부하는 제도로 바뀌면서 재정자립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전년도에 쓰고 남은 돈인 순세계잉여금이 보전재원으로 세입과목이 바뀌면서 자체수입에서 제외되는 등 재정자립도를 계산하는 방법이 바뀐 것도 재정자립도가 떨어진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시는 이같은 원인으로 재정자립도가 하향 추세에도 불구하고 재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로 예산 대비 채무 비율, 채무 상황 비율 등을 꼽았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 안전행정부에서 지자체의 부채를 관리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모든 예산과 모든 부채의 비율을 뜻하며, 안전행정부에서는 15%까지는 양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천시는 2014년 예산안 기준으로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4.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채무 상환 비율= 최근 4년간 순지방비로 상환한 채무액의 평균과 일반재원의 수입액의 비율로, 안전행정부는 7%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부천시는 2014년 1.90%로 3분의 1의 수준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시는 재정자주도와 재정력 지수, 올해 부천시 예산 규모 등도 상세히 제시했다.

▲재정자주도= 해당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전체 일반회계 예산 중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부천시는 2013년 68.4%를 기록해 시 단위 평균인 67.7%보다 약간 높고 전국 평균인 76.6%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력 지수= 지자체가 일정한 행정 수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재정수요를 표준적인 일반재원을 통해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부천시는 추가로 재정이 더 필요한 상황이어서 2007년부터 보통교부세를 받고 있다.

2013년 현재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자체는 수원, 성남, 고양, 과천, 용인, 화성 등 6개시이다.

▲2014년 부천시 재정규모= 총 1조1천734억원으로, 일반회계는 8천929억원, 특별회계는 2천805억원이다.

부천시 재정규모는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성남시(2조2천281억원), 수원시(1조9천616억원), 용인시(1조5천952억원), 고양시(1조3천636억원), 화성시(1조2천509억원), 안산시(1조2천163억원)에 이어 7번째 규모이다. 참고로 경기도내에서 재정규모가 가장 적은 곳은 과천시로 1천942억원이다.

부천시의 올해 세입은 지방세가 3천193억으로 전년 대비 68억원 증가했고, 세외수입은 520억원으로 19억원이 감소했다. 도에서 교부하는 재정보조금(692억원)과 도비보조금(728억원)도 전년 대비 각각 109억원과 144억원이 줄었다. 사회복지비 증가로 인한 국고보조금은 539억원이 증가했으며, 순세계잉여금인 보전재원은 136억원이 증가했다.

세출은 인건비 등 행정 운영 경비가 1천550억원, 정책사업비가 6천987억원이며, 지방채 원리금을 상환하는 보전지출은 229억원이다.

일반회계 예산 8천929억억원 가운데 사회복지비가 전체의 40.6%인 3천620억원을 차지하고, 환경보호 640억원(7.2%), 문화·관광 605억원(6.8%), 수송·교통에 535억원(6.0%), 일반공공행정 476억원(5.33%), 교육 474억원(5.31%), 국토·지역개발 324억원(3.6%), 산업·중소기업 193억원(2.2%), 보건 189억원(2.1%), 공공질서·안전 112억원(1.3%), 농림·해양·수산 65억원(0.7%) 순으로 쓰일 예정이다. 기타분야로 1천550억원(17.4%), 예비비는 146억원(1.6%)이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부동산 경기 불황 등으로 수입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도 재정난으로 올해 본예산에 보육료 등 필수 경비가 많이 포함되지 못했다”며 “차질없는 시정운영과 시민복지 증진을 위해 신규사업 억제와 경상예산 절감, 불요불급한 사업을 미루는 등 긴축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부천시의 빚이 적어 살림은 어렵지만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한 재정은 국·도비를 최대한 확보하거나 다양한 재원 조달 방법을 통해 채워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