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10월3일) 황금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가을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부천시 원미구 중동신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중앙공원의 탱자나무에 탁구공만한 크기의 탱자가 주렁주렁 달려 노랗게 익어가면서 가을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2014.10.2

◇Tip- 탱자나무 이야기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운향과의 낙엽관목으로 3~4m 정도 자라며 꽃은 5월에 하얀 꽃잎을 피우고, 열매는 9~10월에 노랗게 익는다. 초록색 가지에 3㎝ 정도의 초록색 예리한 가시가 어읏나기를 하고 촘촘하게 달려 있어 예전에는 생 울타리로 자주 볼 수 있었다.

노랗게 익은 열매는 신맛과 떫은맛이 강해 씨앗만 잔뜩 들어 있는 반면에 독특한 향기와 강한 신맛에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군침을 돌게 하는 탓에 정작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게 하찮은 과일로 간주돼 왔지만 술로 담그거나 입욕 방향제용으로 좋다고 한다.

탱자에서 유래한 중국의 고사성어인 ‘귤화위지(橘化爲枳)’는 귤이 회남(淮南)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는 것으로, 사람이나 사물이나 주위 환경에 따라 성질이 바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고사성어는 초나라 임금이 제나라의 유명한 재상 안영을 놀려주려고 그의 앞에서 한 죄인을 불러 놓고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영이 “강의 남쪽에 있던 귤을 강의 북쪽으로 옮기면 탱자가 되고 마는 것은 토질 때문입니다. 저 제나라 사람이 제나라에 있을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초나라로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초나라의 풍토가 좋지 않은가 봅니다”라고 말했다는 데서 유래됐다.

또 “탱자 탱자하고 있네”라는 비어도 있는데 이는 보잘것없는 탱자에 빗대 “놀고 있네”라며 낮추어 던지는 말이다.

하지만 탱자나무는 뭐니뭐니해도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날카로운 가시가 가지마다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달려 있어서 옛날엔 나라를 지켜 주는 고마운 나무였고, 철조망이 귀하던 시절에는 과수원이나 시골집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었지만, 지금은 용도폐기 되면서 탱자나무 울타리를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탱자나무로 둘러쳐진 성을 탱자성이란 뜻으로 탱자나무 지(枳)를 써서 ‘지성(枳城)’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은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