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것이 진리이다. 국가 간이나 사회, 가족, 개인 간에도 살아가면서 이러한 명암을 보게 된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고독사((孤獨死)’이다. 한 두 명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지만, 여러 사람이 해당되는 문제는 사회 문제라 한다.
필자는 ‘고독사’의 통계나 보도되는 뉴스거리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부천에서 행정 경험을 오래했던 만큼 ‘고독사’를 예빙하는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현대 행정은 복지행정시대로 지방정부 예산의 거의 60~70%가 복지 분야에 투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관리가 잘 안 되는 까닭은 사회안전망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점을 짚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는 지역 주민을 살펴 복리를 증진하는 데 있으며, 지역을 관리하는 행정 계선조직(系線組織)은 시, 구, 동, 통, 반이 있는데, 이 조직체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시민을 위해 작동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독사((孤獨死)’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선제적인 대책은 위기 상황에 놓인 가구를 찾아내는 것으로,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에서 출발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눈으로 쉽게 접하는 우편함에 각종 우편물이 꽂혀 있는데, 개중에는 수십 일이나 몇 달이 지난 것들이 수북하게 쌓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남의 집’이어서 ‘관심 밖’으로 소홀히 여기거나,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어서 눈여겨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지만 부천시 산하 모든 공직자와 통장들이 지역별, 노선별 담당으로 하루 이틀만 수고하면 위기 가구 실태를 파악할 수 있고 관리 대상 여부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천시의 공직자 수는 2천600여 명, 통장 718명, 5천141개의 반(班)이 있다. 반이야 형식적 조직으로 가동은 기대할 수 없는 관계로, 관변단체인 국민운동 4개 단체와 사회복지시설의 정보를 공유해서 실태조사를 실시하면 될 것이다.
부천시에는 36개 일반동이 있는데 중동과 상동신도시, 범박계수동은 아파트단지인 만큼 단독주택지역에 비해 실태 파악이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추석 연휴가 지나면 관내 우체국과 업무 협의로 우편집배원들이 의심 가는 세대를 파악해 통보하도록 해 고독하게 살아가는 세대와 위기 가정을 발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만 한다. 집배원들에게 위기가구 제보에 대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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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의례적으로 위문시설방문 사진이나 찍어 보도하는 것보다는 우리 주변의 사각지대를 살펴 행정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을 찾아내는 일에 공직자들이 앞장섰으면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 기간에 가족이나 이웃으로부터 단절된 나머지 고된 삶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지 않도록 ‘고독한 삶’으로 어려운 현실에 맞딱뜨린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잘 가동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직자가 피곤하면 시민이 편안하다.’ 필자가 좋아하는 문구로 글을 마치면서, ‘고독사((孤獨死)’ 없는 추석 연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