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이같은 뉴타운 개발 열기에 따른 해당지역 주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20일 원미1동을 시작으로 춘의동, 원미2동, 소사본1동, 소사본2동, 소사본3동, 심곡1동에 이어 10일 괴안동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 역곡3동, 원종1동, 고강1동, 고강본동에서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가장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대목이 뉴타운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로 주변 땅값이 상승할 경우 결국에는 주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돼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시의 이같은 진단은 틀리는게 사실이며, 그런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해당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구도심’이라는 이유로 잠재적 개발요인을 충분히 갖고 있으면서도 도시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나머지, 택지개발을 앞세워 공원과 공공기관, 대형 유통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집중된 중동과 상동신도시에 비해 평가받지 못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뉴타운 개발을 앞둔 시점에서 땅값이 오르는 것에 대해 기분좋은 일인 것만을 사실이다.
더구나 주민들이 땅값을 올리기 위해 신도시지역 아파트단지처럼 ‘집값 담합’ 등 인위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도 없다. 서울 은평 뉴타운이 각광받으면서 수도권 일대 구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역이 ‘뉴타운 사업’으로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하면서부터 구도심 땅값이 들썩 거리고 있을 뿐이다.
정부에서도 잡지 못하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뉴타운 개발로 인해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는 땅값을 구도심 지역주민들이 무슨 수로, 어떻게 잡을 수가 있을 것인가.
이런 점에서 부천시가 이른바 ‘뉴타운개발 촉진지구’ 내 주민들에게 땅값이 오르면 뉴타운사업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주민 부담만 가중된다는 점을 아무리 강조한들 어쩌하란 말인가 되묻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따라서 부천시는 구도심 뉴타운 개발에 따른 땅값 상승을 주민들 탓으로만 돌리려고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뉴타운에 기대되는 거는 부동산 시장 탓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부천시 뉴타운개발 추진부서에서 “뉴타운개발 촉진지구 내에서 (가칭)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는 주민 대표들이 성급한 개발논리를 앞세워 땅값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견제심리나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면서 “시가 촉진지구 지정 및 촉진계획을 수립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 달라”고 요구하는 입장이 만에 하나라도 있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뉴타운 개발에 따른 돌이킬 수 없는 ‘민(民)- 관(官) 갈등’이 이런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부천시장이 촉진계획 입안권자인 만큼 뉴타운 개발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 설치를 맡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으로 사업추진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뉴타운 개발 촉진지구의 사업 추진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해당 지역주민들의 열악한 주거여건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고, 사유재산권을 행사할 권리 역시 토지주인 주민들에게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각종 궁금해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자세하고 구체적인 설명과 대화를 통해 이해와 협조를 한다는 자세와 인내력을 갖고 접근해야만 할 것이다.
부천 구도심 3개 뉴타운촉진지구 내 27개 구역의 (가칭)추진위를 맡고 있는 주민 대표들로 구성된 ‘부천시 재개발촉진지구 대책연합회’가 다음주초 부천시와 부천시의회, 경기도, 한나라당 중앙당 등지에 주민 4천580여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한다.
탄원서에는 “뉴타운사업은 해당지역 토지등소유자의 귀중한 재산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해당지역 주민들이 사업의 주체가 돼야 하고,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성공적인 재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연합회의 ‘주민 탄원서’는 “부천시가 주민들의 귀중한 재산권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고 주민들의 의사(意思)를 충분히 반영해 원활한 뉴타운 사업추진을 해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는 것이라 하겠다.
더구나 대책연합회가 “부천시 도시개발과에서 정한 대로, 그것이 해당 법에 일치하는 것인지 조차 확인하지 않고 주민을 몰아세우는 정책은 해당 지역 주민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다루듯이 무시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탄원서에 담은 것을 해당부서 직원들은 곱씹어보아야만 할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추진위를 맡고 있어서…”라는 부천시 뉴타운개발 담당부서 책임실무자의 볼멘소리는 자칫 “우리가(부천시가) 다 알아서 할텐데… 왜 난리들이냐”라는 말로 들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주민들은 모를 수도 있다. 그런 만큼 투명하게 사업추진을 하는 과정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뉴타운 개발의 기본적인 뼈대인 도시기반시설 설치를 관(官)에서 한다고 해도 무슨 생색이라도 내는 양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고자세(高姿勢)로 주민들에게 접근하려는 태도는 지금이라도 훌훌 털어 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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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재정적 지원을 통해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예산 역시 주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주민들 역시 기반시설 설치 분담금을 낸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뉴타운 사업과 관련하여 촉진지구 지정 및 촉진계획 수립에 관여한다고 해서, 이것저것 물어오는 구도심 지역주민들을 성가신 존재로 보는 태도나 고압적 자세를 가진 관계부서 직원이 아직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런 자세를 버릴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지금 부천시 뉴타운 사업 추진부서가 고민해야 할 것은 ‘주민의 선택권과 부천시 행정적 지원이 어떻게 하면 절묘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부천 구도심 뉴타운 개발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는 제일 첫번째 조건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