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신도시 영상문화단지 내 제1스튜디오는 SBS 특별기획드라마 ‘야인시대’(2002년 7월29일 방송 시작, 2003년 9월30일 종영)의 제작을 위한 오픈세트장으로 원미구 상동 529의 2일대 2만여평 부지 가운데 1만1천여평에 지난 1930∼60년대까지의 교량과 전차, 우마차 등 일제시대 종로와 광화문, 명동, 을지로, 청계천 등의 모습을 재현하고, 건물 100여채를 건축하고 청계천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하천 토목공사를 거쳐 탄생됐다.

부천시는 이를 위해 SBS프로덕션과 2001년 9월5일 오픈세트장 건립에 필요한 재원은 시와 SBS프로덕션이 공동으로 부담키로 협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1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제1스튜디오 세트장은 본세트장 건립 비용(23억원) 외에 지난해 5월 국회의사당 등 건물 10여채가 추가로 건립된 추가 세트장 건립 비용(시비 2억원·도비 2억원)과 EBS에서 오는 9월까지 방송되는 뮤지컬 형식의 교육드라마 ‘노리누리’의 야외세트장(레오 빌리지) 건립 비용(도비 5억원) 등을 포함해 오픈세트장 제작에 들어간 돈은 총 32억원이다.

여기에다 부천시는 2001년 10월8일 세트장 관리를 위해 민간업체인 ‘TVnTODAY’측과 협약을 체결하고 운영보조금으로 10억원을 지원했다.

결국 ‘21세기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도시 ,부천’을 시정목표로 내건 민선 2기와 민선 3기(전반기) 원혜영 시장 체제의 상징시설물인 제1스튜디오(야인시대 야외 오픈세트장) 건립 및 관리를 위해 들어간 돈은 총 59억원으로, 이 가운데 부천시 예산이 35억원·도비가 7억원·SBS프로덕션측에서 17억원을 부담해 탄생됐다.

문화도시, 부천 건설이 모토였던 만큼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왔고, 지금도 ‘문화= 부천’의 상징물로 자리매김 해오고 있는 제1스튜디오는 2001년 11월 첫삽을 뜬 뒤 2002년 3월5일 임시 개장하면서 그 모습을 일반에 드러냈다.

그리고 같은해 12월7일부터 세트장 관리 위탁을 맡은 ‘TVnTODAY’측은 야인시대 야외 오픈세트장 명칭을 ‘판타스틱 스튜디오 부천’으로 바꾸고 유료로 전환, 입장객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 시는 TVnTODAY측과 입장료 수입의 평균 3%를 매월 받기로 하고 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했으며, 연중 무휴로 개방되는 오픈세트장의 주수입원인 입장료는 부천시 소비자물가심의위원회에서 책정한 입장료 성인 3천원(단체 20인 이상 2천원), 청소년ㆍ군경 2천원(단체 1천500원), 어린이(4~12세) 1천원(단체도 동일)을 받기로 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입장료와 더불어 유일한 수입원인 주차요금은 유료전환 이후 30분당 400원씩 받았으나 관람객이 몰려들면서 주차요금 계산에 따른 불편이 초래돼 얼마 못가서 하루에 2천원을 받는 정액제로 전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인시대 야외 오픈세트장 관리 위탁을 맡은 TVnTODAY측은 2002년 7월29일부터 첫 방영된 야인시대’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지난해 9월30일 종영될 때까지 14개월간 평균 시청률 31.1％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관람객이 세트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해 지난해 8월까지 10개월간 160만명이 방문하는 등 관람 명소로 자리잡으며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급부상했다.

TVnTODAY측은 한때 입장료 수입 20억원을 올리며 부천시에 7천500만원을 내고 나머지는 운영비로 사용할 정도로 수지도 맞아 관리직원들이 30여명에 달할 정도로 장미빛 미래를 예고했다.

TVnTODAY측은 이에 발맞춰 제1스튜디오 부지 옆 나머지 9천500여평 규모에 1천9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물 9개동이 들어서는 실내 세트장(제2스튜디오) 건립을 추진키로 하고 부천시와 2002년 12월31일 협약을 체결하며 제2의 도약을 모색했다.

그러나 야인시대의 종영에 이어 당시 ‘문화도시, 부천의 전도사’ 역할을 해온 원혜영 당시 부천시장(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17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지난해 12월17일 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TVnTODAY측의 화려하기만 했던 장미빛 미래 청사진에 가장 결정적인 타격을 가한 것은 올해 3월7일 부천시가 매월 입장료 3%만 받아오다가 연간 14억원 정도로 달하는 임대료를 4회에 걸쳐 부담토록 하는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였다.

더구나 앞친데 덮친 격으로 이보다 일주일 앞선 3월1일부터는 하루 2천원씩 정액제로 전환해 운영해오던 주차장(500면 정도)의 주차요금 수입마저 시가 시설관리공단으로 위탁 운영권을 넘겨 가랑비에 옷 젖는 효과가 그나마 기대되는 주차요금 수입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TVnTODAY측은 이때부터 온전하게 입장료 수입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TVnTODAY측의 이른바 ‘호시절’ 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부천시가 입장료 수입에만 의존해 수지타산을 맞출 수 밖에 없는 TVnTODAY측과 일반의 시각으로 볼때는 무리한 임대료 부담을 요구하며 임대로 전환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더구나 당시 원혜영 시장과 함께 오랜 기간동안 호흡을 맞춰오다 시장 사퇴로 바톤을 이어받은 당시 방비석 시장권한대행 체제하에서 임대 전환이 이루어져 더욱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부천시의 입장을 들어보면 위탁 운영에서 임대로 전환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시는 우선, 위탁 운영에서 임대로 전환한 배경에 대해 ‘제1스튜디오(야인시대 야외 오픈세트장)’가 1년간 유료 운영한 결과, 입장료 수입만 무려 20억원에 달하는 반면 시에 들어오는 세외수입은 고작 7천5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불합리하게 체결한 협약을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01년 12월 위탁 관리 협약 체결 당시에는 제1스튜디오(야인시대 야외 오픈세트장)의 관람객 입장에 대한 염려와 활성화 차원에서 관리회사측에 다소 유리한 조건으로 협약을 체결했”며 “그러나 운영결과 엄청난 입장료 수입에 비해 시로 들어오는 세외수입은 터무니없게 적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또 상동 영상문화단지가 시 소유의 공공재산인 만큼 일반인에게 줄 경우 최소 임대료를 부과해야 하는 현행 법규에도 부합돼야 하고, 사업자측 입장에서 볼때도 위탁사업시 한계가 있는 만큼 임대사업으로 전환해 자유롭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는 TVnTODAY측이 제1스튜디오를 위탁 관리하면서 입장료 외에도 각종 크고 작은 드라마, 영화, CF 촬영 등은 물론 웨딩 및 잡지 등 각종 영상매체 촬영 등에 따른 대관료와 세트장내 매점 등 임대 수입 등으로 그동안 매우 짭짤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TVnTODAY측은 영화 <역도산>을 1주일간 촬영하는 대관료로 4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자체 내부 결정으로 대관료를 책정해 놓고 잇따라 이어진 각종 촬영장소 제공에 따른 짭짤한 ‘과외 수입’이 꽤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TVnTODAY측이 제1스튜디오 관리를 맡을 당시 30여명에 달하던 직원들을 14명으로 줄이고도 이들 직원들을 포함한 전체 직원들의 임금 8천만원을 체불한 나머지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할 정도로 어려움에 맞딱뜨린데는 제2스튜디오에 대한 무리한 투자가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TVnTODAY 유석무 대표이사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2스튜디오 추진을 위해 수십억원을 투자한 상태”라며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 없지만 20억~3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TVnTODAY측이 수십억원을 들여 추진해오고 있는 제2스튜디오는 2만평 부지 중 야외 오픈세트장인 '제1스튜디오'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9천500여평 규모에 1천9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건물 9개동에 공연장과 전시장, 관람객을 위한 휴게시설 등을 갖춘 ‘실내 세트장’으로 꾸미는 것이다.

제2스튜디오 건립 계획은 시의회 승인을 받아낸 뒤 2002년 12월말 부천시에 기부채납한다는 조건으로 1차 세부협약을 체결해 추진해 왔다.
시와 TVnTODAY측은 협약 체결 당시 공사 착공 시점을 건설교통부의 수도권 정비심의위원회 심의 통과 시점으로부터 3개월 이내 공사 착공 및 건축법상 건축허가일로부터 1년 이내(특별한 경우 1년 연기 가능)로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에 따라 제2스튜디오 건립계획은 지난 2002년 6월28일 건축허가를 받아 이미 1년을 연장해 착공시기가 지난 6월말까지 였으며, 지난 5월 수도권 정비심의위의 심의를 통과한 점을 감안해도 이달 말까지는 공사착공에 들어가야만 협약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TVnTODAY측은 실제 투자자인 시공사 선정을 하지 못한 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그동안 제1스튜디오의 관람객 특수 등으로 두둑한 입장수익을 올린 종자돈을 제2스튜디오 건립을 위한 설계비로 이미 수십억원을 투자해 자금난에 시달리기 시작, 마침내 직원들의 임금마저 체불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데 이어 급기야는 시로부터 이달 말 이후에는 사업권을 회수당할 수도 있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TVnTODAY측이 제1스튜디오인 야인시대 야외 오픈 세트장의 관람객 특수로 모은 입장료 수입을 실내 세트장인 제2스튜디오 건립을 위해 모두 쏟아부을 정도로 ‘올인’ 전략으로 나선 배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제1스튜디오에서 성공적인 입장료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 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하류인생’, 그리고 현재 방영중인 MBC 드라마 ‘영웅시대’ 등 이른바 언론매체 등지에서 유명세를 탔거나 타고 있는 TV드라마나 영화 등의 촬영장소였다는 사실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데 힘입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TVnTODAY측이 운영하는 ‘판타스틱 스튜디오’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이 호기심 충족을 위한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언정, 최근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하는 동적인 관광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에서는 다소 식상한 곳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참여 프로그램 시설이 고작 ‘전차를 타보는 것’ 외에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또한 1930~70년대의 거리를 재현해 놓고도 우미관에는 3D기업을 이용한 영상 시설 등 옛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타임 머신’ 성격의 오픈세트장의 테마 및 분위기와 다소 동떨어진 어정쩡한 시설이 들어와 있는 것도 관광 명소에 걸맞지 않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다 각종 언론매체 및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호들갑을 떠는 만큼 실제 방문하면 시큰둥해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휴게시설 부족 및 시설관리가 세심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탓에 관람객들에겐 ‘한번 보면 그만’이라는 식의 일회성 방문코스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다는 혹평(酷評)을 받고 있다.

‘판타스틱 스튜디오’가 수도권 시민들에게 아무리 접근성이 뛰어난 교통여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유명세를 탄 특정 드라마나 영화 촬영때만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순한 촬영세트장 기능에만 의존한 채 관람객의 반짝 특수에 의존하기에는 부천시에 4회에 걸쳐 내야 하는 연간 14억원의 임대료는 여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TVnTODAY측 입장에서 볼때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탈거리, 배울거리 등 다양한 체험 관람프로그램 개발과 상시 공연 및 전시 등을 열 수 있는 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밖에 없게 된 나머지, 제2스튜디오 건립 추진은 이러한 관람문화의 변화속에 생존 전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였다고 보여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2스튜디오 건립 추진에 선뜻 뛰어들 투자자인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된 이유는 부천시가 제2스튜디오 건립에 따른 너무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제2스튜디오 건립하는데 준수해야 할 조건을 들여다 보면 ▲건물 완공후 분양해야 하는 선(先)시공 후(後) 분양 ▲건물 완공과 동시에 시에 귀속되는 선(先) 기부체납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착공에서부터 완공시까지 책임을 지는 책임완공 보증 이행 등 시공사(투자자)로서는 손해보는 조건임에 틀림없어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상동 영상문화단지가 유원지 부지인 탓에 기념품 정도를 제외하곤 매점 등 판매시설조차 유치할 수 없는 상황도 시공사 선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상동 영상문화단지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임대요율을 적정 비율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와 관련, TVnTODAY측에서도 할 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유석무 TVnTODAY 대표이사는 “ ‘판타스틱 스튜디오’가 일반 회사라는 측면에서 볼때는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문화도시, 부천건설을 위해 조성된 영상문화단지 내 들어선 시설인 만큼 시 정책에 부합되도록 공익성(公益性) 강화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유 대표는 “시가 영상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민간업체는 물론 부천시 역시 영상문화단지를 향후 관광특구를 추진한다는 목소리만 높일 뿐, 이에 따른 구체적인 준비가 미처 뒷받침 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장기적 비전을 토대로 영상문화단지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운영의 묘를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 위탁 관리에서 임대로 전환하면서 임대료 산정에 있어서 기존 법률을 적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판타스틱 스튜디오’가 단순한 수익사업만 하는 시설이 아닌 만큼 방법상에 있어서 전체 임대가 아닌 위탁과 임대를 혼합한 방식 등도 한번쯤 검토하는 등 특혜가 아닌 합법적으로 바람직한 모델, 법령, 제도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 먼저 뛰어든 민간업체가 선구자가 되느냐, 아니면 총알받이가 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부천시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꺼냈다.

TVnTODAY측은 현재 제2스튜디오 건립 추진이 삐걱거리면서 부천시에 내야 할 임대료 14억원 중 1, 2회 납부분 8억원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등 34억원 정도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직원들의 임금 체불에 따른 파업 돌입에 따른 ‘판타스틱 스튜디오’의 운영 및 관리상 문제점이 나타나 관람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경우 경우 당장 문화도시, 부천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으로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TVnTODAY측에 이달 말까지 제2스튜디오 건립을 위한 시공사 선정 및 착공 시점 등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의 모든 협약을 깨고 사업권을 회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취하며 조기 사태 수습을 종용하고 있다.

TVnTODAY측은 빠른 시일내에 사태 수습을 위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우선 당장 ‘땜방식 처방’ 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판타스틱 스튜디오’의 운명에 대해 부천시와 ‘윈-윈(win win)’ 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만 문화도시, 부천의 관광명소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기틀을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