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6.5 부천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건표 시장은 그해 12월 부천시의회 제116회 정례회에서 2005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면서 5대 전략 목표 중 △‘기본이 바로 선 환경도시’ 건설을 설명하면서 “친환경관리방식의 효율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정책의 모델 구축 등을 위해 최첨단 선진 쓰레기처리시스템(RDF)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5년 신년사에서도 “최첨단 선진 쓰레기처리시스템(RDF) 도입을 위해 지난해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을 벤치마킹한 바 있다”고 했고, 같은해 1월 열린 부천시의회 제117회 임시회 시정보고를 통해 “청소체계의 개선과 환경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최첨단 쓰레기처리시스템(RDF) 도입과 함께 현대화된 청소체계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또 올해 2월 삼정동소각장과 대장동 소각장의 통합 운영에 따른 최종 용역보고회에서 고형 연료(RDF·Refuse Derived Fuel) 처리시설의 도입 타당성 및 경제성 검토 결과, 부천시의 경우 심정소각장 내구연한이 완료되는 시기(2010년)와 병행하여 설치할 경우, 시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법적으로 연료고시 후(금년 11월중 고시 예정)에 추진할 수 있고, RDF 처리시설 도입시 연간 약 9억원의 절감효과가 나올 것으로 분석됐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현재 RDF를 생산하는 폐기물 전(前)처리시설(MBT·Mechanical Biological Treatment)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MBT 도입 배경

‘삼정동소각장 2010년 폐쇄 전제’
소각 및 매립 의존 한계에 도달해
자원회수 및 고형연료(RDF) 생산

현재 부천시 생활폐기물은 음식물쓰레기(32톤)와 재활용쓰레기(13톤)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234톤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생활폐기물은 삼정동소각장에서 104톤, 대장동소각장에서 130톤과 다른 폐기물(음식물, 재활용품, 파쇄목) 64톤 등 194톤이 스토커(Stoker) 소각 방식으로 폐기 처분되고 있다.

지난 96년 6월 준공된 삼정동소각장은 하루 200톤, 2000년 9월 준공된 대장동소각장은 하루 300톤의 처리용량을 각각 있으나 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를 별도 수거하면서 쓰레기량이 줄어 발열량도 높아져 가동률은 평균 60%(적정 소각 발열량은 70%) 수준이다. 이들 소각시설의 내구연한은 삼정동소각장이 2010년, 대장동소각장이 2015년이며, 연간 운영비는 삼정동 40억, 대장동 80억 등 총 120억원이다.

특히 삼정동소각장의 경우, 사용연한이 2010년까지로 폐쇄기간이 도래하고, 소각장 인근 주민들이 그동안 꾸준히 소각장 이전 요구를 해와 대장동소각장으로 통폐합할 경우 대장동소각장에서 하루에 소각해야 할 폐기물은 298톤이다. 그러나 적정 소각 발령량이 70%인 점을 고려하면 210톤 정도를 소각하는 것이 적정해 나머지 88톤은 처리를 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적정 소각량인 70% 이상을 높여 소각할 경우 기계적 결함 및 다이옥신 발생량이 기준치를 웃돌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루에 88톤 정도를 소각하지 못하는 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는 추가로 소각시설을 설치하는 방법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장동소각장에 소각로를 추가로 설치할 공간은 있는 상태다. 소각장 건립 당시 삼정동소각장 폐쇄를 예상해 600t 규모의 소각시설을 예상해 300톤 규모의 소각로을 추가로 설치할 공간(70~80평)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부천시의회에서 빈 공간에 9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추가 설치하면 삼정동소각장이 폐쇄해도 대장동소각장에서 소각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부천시의 입장은 다르다. 소각시설을 추가 설치할 경우 인근 주민들의 반대 민원은 물론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연간 운영비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대장동소각장의 빈공간에 대체시설로, 소각이나 매립 이전 단계에서 생활쓰레기를 선별 분리할 수 있는 ‘폐기물 전(前)처리시설(MBT)’을 건립하여 폐기물에 포함된 수분(물기)과 금속류, 유리 성분 등 불연성분을 풍력 및 자력 등의 자동시스템으로 건조, 파쇄, 선별하여 걸러내고, 가연성분만을 가공하여 만든 고형 연료(RDF)를 생산하여 시멘트공장과 발전시설, 보일러 시설 등지의 보조연료로 활용하는 자원 회수와 더불어 매립하는 폐기물량을 최소화 하자는 시설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즉, 소각장에서 태워서 처리하는 생활폐기물을 ‘폐기물 전(前)처리시설(MBT)’을 도입해 고형 연료(RDF)를 생산해 자원 회수 및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매립량을 최소화하는 선진국형 쓰레기처리시설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MBT 도입 비용 및 효과는

‘연간 13억7천만원 예산 절감 효과’

삼정동소각장의 2010년 폐쇄를 전제로 대장동소각장에 9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추가 설치할 경우 토목 및 건축비를 제외한 소각시설(기계, 전기)의 설치비용은 180억원이며, 연간 운영비는 3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MBT 시설의 설치비용은 토목, 건축, 기계, 전기 등을 모두 포함해 183억원이며, 연간 운영비는 24억원(처리단가를 1일 톤당 6만원으로 계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톤당 설치비가 소각시설에 비해 1억원 이상이 저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는 삼정동소각장 연간 운영비 45억원에서 폐열 판매대금(7억3천만원)을 제외할 경우 37억7천만원이고, MBT시설 연간 예상 운영비는 24억원으로 연간 13억7천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각장 주민협의체와 환경단체, 인근 지역주민들이 기존 소각장 운영에 따른 생활환경 침해 및 지역발전 저해, 다이옥신 배출 우려 등을 지적해오고 있어 소각시설 추가 설치시 반대민원 발생이 예상되지만, 다이옥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MBT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환경적 측면을 고려할 때 선호한다는 게 부천시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MBT 설치 운영에 따라 생산되는 고형 연료(RDF)를 시멘트 회사 및 화력발전소 보조 연료로 사용토록 하거나 필요로 하는 회사에 장기적으로 유상 공급할 경우 일정 수익도 예상돼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시는 하루 90t 처리규모의 MBT 건립시 하루평균 생산되는 40톤의 RDF의 수요처 현황도 이미 파악해 놓은 상태다.

시멘트 소성로 보조연료로 사용토록 지난 5월 성신양회, 쌍용양회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산업자원부의 대체에너지 확대 사용정책에 따라 화력발전소에서도 보조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추진중에 있고, 중앙정부 차원의 광역 RDF전용 발전시설 건립은 물론 화훼단지 등에도 공급이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RDF 연료고시를 위해 환경부에서 법제처로 이관돼 이달 중 공포할 예정이다.

●환경부, 부천시 MBT 시범도시 선정
인천수도권매립비·부천시·강릉시·부안군 등 4곳

환경부는 지난 9월6일 보도자료를 통해 생활폐기물의 단순 소각 및 매립에서 벗어나 처리방식 다변화와 폐기물의 최종 처분량 최소화, 가연성 폐기물의 고형 연료화(RDF) 등을 통한 자원회수를 높이기 위해 2007년부터 폐기물전처리시설(MBT)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MBT 시범사업을 △인천 수도권매립지(광역형·200톤/일) △부천시(도시형·90톤/일) △강릉시(준도시형·150톤/일) △부안군(농촌형·30톤/일) 등 4곳으로 선정해 추진키로 했으며, 지역별로 쓰레기 성상·발열량·쓰레기 분리배출 실태·운반거리·시설 입지 등이 다르므로 지역특성에 맞는 MBT 공정을 설계하고 사례별 시설 설치 및 운영방식을 정립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또 MBT 설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0년까지 하루 평균 처리용량 150톤 시설을 8곳으로 늘려 생활폐기물 매립량의 15%(하루 1천200톤) 가량을 전처리할 계획이며, 이중 3~4곳은 자체 RDF 발전시설을 건설하여 전력 및 열생산과 보급을 통한 에너지 회수를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하루 200톤 이상 처리규모의 지역별 광역시설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

환경부는 MBT는 소각 처리에 비해 설치비는 최대 1천50억~1천800억원, 운영비는 하루 5천300만~ 8천500만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설치비 단가를 비교 평가했을 경우 소각시설은 톤(t)당 2억5천만원, MBT는 톤당 1억원며, 운영비 단가는 소각시설 하루 톤당 10만6천원, MBT는 3만5천원이다.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를 제외한 국내 매립지 잔여 용량이 11년 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자원회수가 가능한 가연성폐기물의 60% 이상이 매립되고,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에 따른 쓰레기의 발열량 증가로 소각장의 소각량 감소와 스토커 소각방식이 쓰레기 발열량 변화에 따른 대응 능력이 약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자원순환정책에 부합되는 새로운 생활폐기물 처리방식(BT)의 도입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부천시가 환경부로부터 MBT 시범도시로 선정됐으나, 당초엔 RDF 시설을 추진하면서 2개 소각장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시범도시에서 탈락했으나, 홍건표 시장이 원혜영 의원(오정구)을 국회로 찾아가 삼정동소각장 폐쇄에 따른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환경부에서도 지역특성에 따라 MBT 설치를 통한 RDF 생산 시설이 환경성, 기술성, 경제성(시설비 톤당 시설비 1억원, 처리단가 톤당 3만5천원) 등 전반적 항목에서 가장 우수하고 자원순환 정책에도 가장 부합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범도시로 선정, RDF 설치시에도 국비 지원을 받게 됐다.

●MBT 도입시 예산 확보 및 추진 과제

국·도비 59억6천만원 지원 예상돼
기술적·정책적·경제적 접근 필요

90톤 규모의 MBT 설치시 소요예산은 총 90억원(톤당 시설비 1억원)으로 국비 45억원(50%), 도비 13억5천만원(15%), 시비 31억5천만원(35%)를 예상했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국비 지원 50%를 30%로 줄이는 바람에 톤당 시설비가 1억3천만원으로 올라 MBT 설치비용이 총 117억원으로, 국비 35억1천만원(30%), 도비 24억5천만원(21%), 시비 57억4천만원(49%)를 각각 확보하는 수준이다. 설치비가 톤당 2억원일 경우 국도비 지원액은 변동이 없으나 시비가 67%(123억4천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부천시의회가 제131회 임시회에서 MBT 추진에 따른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심의하면서 소각 및 MBT의 신축비와 운영비 비교와 대장동소각장 내 빈공간을 활용한 소각로 설치에 비해 MBT시설은 별도 공간(1천평 규모)에 신축에 따른 예산 낭비 및 시설 이용 효율성 여부, RDF 수요처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부결시켜, 시는 12월 열리는 정례회에 재상정하고 용역과제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15일 기획재정위와 건설교통위 소속의원들의 MBT(+RDF) 시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2일 준공식을 갖고 가동중인 원주시 생활폐기물 고형 연료화(RDF) 시설의 견학과 환경부 관계공무원의 페기물처리정책 설명을 추진키로 했다.

시는 이에 앞서 지난 9월 경기도로부터 재정투융자 심사를 신청해 지난달 25일 조건부 승인(12월중 부천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받는 조건)을 받았으며, 오는 10일 중기지방재정계획 심의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같은 절차가 완료될 경우 내년도 1회 추경때 예산을 반영, 상반기중으로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하고 내년 7월께 경기도에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를 거쳐 12월께 조달청에 의뢰 시공업체를 선정, 2008년 상반기중에 착공해 2009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공업체 선정은 토목 및 건축분야 1군 건설업체가 주계약 상대인 만큼 국내에 여러 곳에 이르는 RDF 기술업체를 지정하는 것은 1군 건설업체가 판단하는 것이며, 조달청에서 공개입찰인 만큼 투명성은 충분히 담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시가 생활폐기물 처리정책을 삼정동소각장의 2010년 폐쇄를 전제로 기존 스토커 소각 방식에서 ‘폐기물 전(前)처리시설(MBT)’을 도입해 고형 연료(RDF)를 생산해 자원 회수 및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매립량을 최소화하는 선진국형 쓰레기처리시설을 도입키로 한 것은 지난 2000년 대장동소각장 건립 당시 부천시 청소행정을 맡은 복지환경국장(98~2001년)으로 있던 홍건표 시장이 전덕생 전 시의원 등과 함께 쓰레기 처리시설 견학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당시 RDF 시설 견학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돼 부천시장 당선 이후 줄곧 추진 의사를 밝혀온 것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98년말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백지화의 교훈

특히 MBT 도입을 추진하는 부천시와 이에 대한 승인 여부를 가릴 부천시의회가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경기도가 지난 98년말 5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여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 607 일대 6천350㎡(1천920여평)에 하루 2천t 처리규모의 음식물쓰레기와 하수슬러지 등을 처리·자원화하는 최첨단 무공해 처리시설 건립을 5년간 추진해오다 지난 2003년 3월 제103회 임시회에서 부결시켜 백지화된 사례다.

당시 민주당으로 민선 2기 부천시장에 당선된 원혜영 부천시장(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이 임창렬 당시 경기지사의 IMF 위기극복을 위한 외자 유치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미국 유니신(Uniyn)사에 이어 GBT사로 투자자가 변경되는 과정을 거쳐 지난 2000년 10월 사업계약을 체결했으나, 시의회와 시민·환경단체가 시공업체로 참여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술공법 검증 미비 등 타당성 여부에 이의를 제기해 하루 처리용량을 800t으로 축소시키며 선(先)시설 검증, 후(後) 건립 조건으로 보충계약까지 체결하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은 무산되고 말았다.

현재 부천시의 MBT 도입 추진계획은 중앙정부(환경부) 차원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비교 평가해 부천을 비롯한 시범도시 4곳을 선정해 추진하고 이미 원주시에 RDF 시설이 준공돼 운영중인데다, 대장동소각장이 자신의 지역구에 속해 있는 원혜영 국회의원이 홍건표 시장의 MBT 도입 추진을 위한 협조 요청에 적극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MBT 도입 추진에 따른 부천시 생활폐기물 처리정책의 변화를 시도하는데 있어서 부천시와 시민에게 얼마만큼 유용한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 보다는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MBT 도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이런저런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천시 생활폐기물 처리정책의 일대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번에도 부천시의회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정책적, 기술적, 환경적, 경제적, 공익적 측면 등을 두루 고려한 진지한 접근과 숙의(熟議)를 통한 명쾌한 결론을 내리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