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일 공개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 24곳 중 경유 병원에 포함된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이 부천 메르스 환잔 발생과 관련해 부천시에 유감을 표명했다.

부천성모병원은 교직원 일동 명의로 이날 오후 ‘부천 메르스 확진자 발생에 따른 상세 경위 설명’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6일 오후 11시30분 ‘메르스 양성판정 환자 감염 및 이동경로’에 대한 부천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메르스 확진자 발생에 따른 모든 책임을 병원에 두는 것같아 부천시의 이번 발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천 메르스 환자가 확진을 받고 지정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기록된 상세 경위서를 밝혔다.

다음은 부천성모병원이 배포자료를 통해 밝힌 ‘부천 첫 메르스 의심환자 1명(7일 확진 판명)’에 대한 6월3~6일까지 시간대별 상황을 정리했다.

-- 3월 오후 1시54분: 환자 내원해 외부 외래진료실에서 체온 측정 결과 37.2℃로 측정됐고, 호흡기 증상(기침, 가래)은 없는 상태에서 감염내과 교수(최재기)가 진료.

환자는 진료 당시 의료진에게 “질병관리본부 또는 보건소를 통해 자가 격리 또는 능동 감시 대상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없으며 모니터를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5월31일 고인이 되신 환자 부친 명의의 휴대전화에 남겨진 문자를 통해 고인께서 서울 강남지역 대형병원 응급실에 체류하는 동안 메르스 환자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

-- 3일 오후 2시19분: 의료진은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에서 체류했던 사실과 미열(메디홀스의원에서 해열제 주사)이긴 하지만 발열 상태이므로 메르스 증세로 의심하고 환자 검체 채취해 인플루엔자 A·B 신속항원검사(Rapid Antigen Test)와 메르스 검사를 위한 객담을 채취해 검체통을 알코올 소독 후 3중 포장해 보관.

보건소의 피드백이 지연되고, 메르스 확진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열 및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처방을 위해 시행할 수 있는 혈액 및 혈청검사와 인플루엔자 A·B 신속항원검사(Rapid Antigen Test)를 실시.

-- 3일 오후 2시35분과 2시44분: 관할 보건소인 원미보건소에 메르스 의심환자 발생을 보고(신고) 및 검사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

-- 3일 오후 2시50분경: 원미보건소 감염병 관리 담당자가 내원해 환자 면담 후 역학조사서 작성해 경기도 역학조사관에게 팩스로 발송.

-- 3일 오후 2시55분: 인플루엔자 A·B 신속항원검사(Rapid Antigen Test) 결과 양성 확인하고 해열 처방한 후 보건소 감염병 관리 담당자와 역학조사관과의 통화 불통으로 검사에 대한 추가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음.

-- 3일 오후 3시55분: 입원 가능한 음압격리실 부재와 계속되는 환자의 불만 제기로 검사 결과 양성 판정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처방 후 원미보건소 감염병 관리 담당자와의 협의 하에 환자에게 자택격리 및 발열 측정 등에 대해 교육, 증상 악화 시 바로 내원할 것을 주지시키고 감염내과 교수의 개인 휴대전화번호 알려주고, 원내 추가 감염 예방 위해 감염관리실에서 수납 및 투약 대행, 환자 퇴원 후 진료실 격리의료폐기물 처리 및 환경 소독 실시.

(4일).

-- 5일 오전 10시: 감염내과 교수가 전화로 환자 상태 확인, 발열이 지속된다고 하여 마스크를 계속 쓰고 타인과 접촉 최소화하고 외래 진료 권유.

-- 5일 오후 5시20분: 환자가 전화를 걸어왔고, 병원 외부 메르스 외래진료실 방문. 발열(39.5℃)이 측정돼 Portable X-ray로 흉부방사선 촬영을 실시(Level D protection한 후 촬영, 촬영 후 즉시 방사선 기기 소독), 환자에게 메르스 가능성을 설명 후 검사 시행을 위해 원미보건소 감염병 관리 담당자에게 재연락.

-- 5일 오후 6시10분: 원미보건소에 메르스 의심환자 재보고, 원미보건소는 환자 관할지역 보건소인 소사보건소로 인계 후 소사보건소에서 검체 채취 위해 내원할 것이라고 답변.

-- 5일 오후 6시43분: 소사보건소에서 환자 역학조사를 실시 후 검체 채취해 경기도 환경보건연구원으로 보냄. (원내) 음압격리실 부재 및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대응 지침에 의거해 보건소 담당자의 지시로 환자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격리 결정, 원내 감염확산 방지 위해 수납 및 퇴원 약을 감염관리실에서 대신 전달.

-- 6일 오전 6시38분: 원미보건소에서 환자 검사 결과 ‘양성’임을 통보, 환자를 수원 소재 격리병원으로 보건소에서 이송 확인.

-- 6일 오전 11시50분: 장례식장 및 병원 방역 실시.

-- 6일 오후 1시20분: 경기도 역학조사관이 조사를 위해 방문, 환자 원내 이동 동선 확인 및 직접접촉자 명단 확보하고, 직접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 명령(6월3일 이후 14일간, 6월 17일까지).

부천성모병원은 이같은 ‘부천 메르스 확진자 발생에 따른 상세 경위’를 설명한 뒤 “지난 58년간 부천시민의 건강을 수호함에 있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면서 “이번 메르스 확진자 발생에 있어서도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지역병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며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부천 메르스 양성 판정 관련 경위 보고서- 6월3일 검사 미시행 관련>

한편,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재기 교수는 이날(7일) ‘메르스 양성 판정자 관련 경위 보고서- 6월3일 수요일 검사 미시행에 관한 대응’이란 제목으로 부천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환자의 진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메르스 의사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원했을 때 신고의 의무는 의료기관에 있지만 메르스 확진 검사 의뢰 의무는 보건소에 있다”고 밝혔다.

최재기 교수는 “부천성모병원은 메르스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환자 이모(36) 씨가 6월3일 오후 1시53분 본병원에 내원, 메르스 가능성 있다는 판단 하에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 보건소에서 본원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는 발열환자의 감별 진단을 위해 메르스 검체물 채취 후에 기본 검사도 시행했고,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체물을 보내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계속 연락은 안되는 중에 인플루엔자 검사가 양성이 나와서 항인풀루엔자 약제를 처방했으며, 3시간 이상 환자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양성 및 메르스 접촉자로 분류해 자가 격리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메르스 의심환자의 신고의 의무는 의료기관에 있지만, 그 이후의 절차(확진검사 시행, 격리시행 여부)는 보건소 담당자 및 보건의료 당국에 결정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접촉환자의 관리문제에 대해서도 “이 환자는 능동 감시자 또는 자택격리자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환자의 증언에 따르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환자의 아버지(당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재원 환자) 휴대폰으로 당시 메르스 환자가 응급실에 있었음을 고지받았고, 그 이후 접촉자에 대한 연락을 보건기관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으므로, 환자는 본인이 메르스 밀접접촉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인지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또 “보건당국 및 보건소는 환자가 밀접접촉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메르스를 의심할만한 접촉력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정부 및 의료기관에서 6월3일 진료 당시 5월26~28일에 메르스 확진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재원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자료는 없다(6월4일 감염내과 분과전문의에게 메르스 확진 병원 기간 공시)”고 했다.

또한 “환자는 6월3일 본원을 내원해 메르스 의증 및 확진환자 접촉력(환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보건소에 유선으로 신고한 환자로, 그후 본원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대해 6월5일 유선연락을 통해 관리하고 진료가 필요함을 설명했나 보건당국 및 보건소는 6월3~5일 동안에도 이 환자에 대한 관리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6월4일 보건복지부를 통해 전해 받은 자료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의 아버지 입원기관과 14번째 환진자에 의한 3차 감염자가 발생함을 확인, 6월5일 환자에 대한 추적조사가 필요함을 본원 감염내과 전문의가 결정해 환자에게 유선연락을 통해 내원해 메르스 확진을 할 수 있었다”며 “본원의 추적 관찰이 없었다면 환자의 진단은 더 늦어질 수 있었고 지역사회로 퍼질 위험성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끝으로 “환자는 메르스 밀접접촉자로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6월3일 본원에서는 진료했으며, 본원은 메르스 감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건소에 신고를 했다”면서 “6월3일 메르스 확진검사의 미시행은 본원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며, 신고 후 검사 시행 책임은 보건소 및 보건당국에 있고, 보건소의 사후관리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