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부천시장은 12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 및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 8일부터 관내 대형 병원과 학교, 전통시장 등을 찾아 현장 대응 점검 행보를 닷새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메르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향후 전염병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의 음압병실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부천시 자체적으로 음압병실을 확보해 부천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만수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오정구 여월동(작동) 소재 부천시립 노인전문병원(노인전문요양원·재가노인지원센터)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6월6일) 부천에서 첫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새벽 2시30분께 통보받고 경기도립병원의 격리병동으로 이송하려 했으나 음압병실 부족으로 인해 즉각 이송하지 못한 채 (양성 판정 환자를) 엠블런스에 태운 채 격리시켰다가 오전 7시에 격리병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는 정말 ‘피가 말랐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번과 같은 비상시에 대비해 시(市) 자체적으로 부천지역 환자를 처리할 수 있도록 음압병실로 활용할 수 있는 비상 가동 시스템을 갖춰 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음압병실을 평상시에 운영하는데는 예산 등 문제가 있는 만큼, 메르스 사태처럼 비상 상황에서 경기도립병원에서 음압병실이 부족할 경우 부천지역 자체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부천시립 노인전문병원에 음압병실로 개조해 사용 가능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시장은 부천시립 노인전문병원 관계자들로부터 메르스 감염 예방 대책에 대해 구두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감염 예방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면회객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에 ‘면회객들이 항의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병원 측에서는 “10명 중 2명 정도가 항의하지만 메스르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로, 별도 면회실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병원 관계자는 또 “새로 병원을 찾는 간병인도 통제 및 관리하는 등 외부인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고 지하주차장도 폐쇄했으며, 직원들에 대한 동선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이에 “면회객을 통제하는 것은 잘 한 것이며.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병원 면회(병문안) 시스템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 주가 메르스 감염 확산의 고비라고 하는 만큼, 메르스 예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보건소에 지원을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시장은 특히 “병원 면화 문화 개선 및 별도 면회실 운영 등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향후 개선할 사항 등을 잘 정리해 ‘메르스 백서’ 형태로 작성할 때 포함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부천과 인접한 생활권인 서울 양천구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해 양천구의 메디힐병원이 영업을 중단한 것과 관련, 우려를 표시하면서 “부천시민이 경유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파악하고, 부천교육지원청에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유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병원이 메르스로부터 안전지대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호자 등 면회객을 철저히 통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번 메르스 감염 확산 사태는 시민들에 대한 정보 공개와는 별개로 행정기관과 의료기관, 의료기관과 의료기관 간의 정보 교류(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부천시도 시민에게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환자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우여곡절 끝에 신속하게 했지만, 자칫 혼란도 예상되고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엄청 부담이 되는 만큼 앞으로는 제도적 차원에서 (병원내 환자) 정보 공개에 대한 발표 기준과 주체를 마련해 지방정부와 보건소, 민간 의료기관이 할 일을 명확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시장은 부천의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환자 및 경유 병원을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알렸지만 상당히 부담됐으며, 다음날 정부에서 발표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행정기관과 민간 차원, 그리고 정치권 차원에서 느끼는 우리사회의 특정 사안별 체감 온도를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시장은 또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온 만큼 간병 문화와 병원 응급실 구조, 환기 구조 문제 등 향후 대책을 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수 시장은 이날 부천시민들에게 “부천의 첫 메르스 확진자 발생 이후 이동 동선을 철저하고 신속히 파악해 접촉자 37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현재까지 병원 밖에서는 메르스 감염 발생이 없다”면서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손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주실 것”을 당부하고 “부천시에서도 메르스 예방 및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