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부천시장의 최측근인 부천문화재단 박두례(51·사진) 상임이사가 지난 5일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원미갑 출마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두례 상임이사는 지난 12일과 13일 <더부천>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밝히고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원미갑 출마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같은 사실을 즉각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더부천>은 이와 관련, 박 상임이사가 제출한 사직서가 홍건표 시장이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보도를 유보했으나 14일부터 이같은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박 상임이사는 사직서 제출 배경에 대해 '부천시가 서울지하철 7호선연장건설사업과 관련, 부담해야 할 사업비가 4천억원에 달해 심각한 재정난이 예고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국비 확보 등 부천지역발전에 도움을 주지 않고 있는데 반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홍건표 시장이 이끄는 민선 4기 부천시정을 한나라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메세지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박두례 상임이사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18대 총선에 자유선진당으로 부천 원미갑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말이 무성하기만 하다.

우선, 원미갑 지역구인 한나라당 임해규 국회의원과 홍건표 시장과의 불편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윤즉슨, 홍 시장이 역점 시책으로 추진중인 추모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임 의원은 2005년 10.26 원미갑 재선거 당시 추모공원 조성반대 및 광역 화장장 추진 검토 공약을 내세운 이래 줄곧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불편한 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박두례 상임이사가 18대 총선에서 임 의원에 대한 강력한 견제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중인 임해규 의원과 홍건표 시장간에 불편한 관계는 박두례 상임이사로 인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박 상임이사가 홍 시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사직서 제출 배경을 설령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한나라당 원미갑 임해규 의원을 겨냥한 카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해당(害黨)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18대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부천지역 정가에 상당한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발 더 나가서는 박 상임이사의 경우는 ‘문화도시, 부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재)부천문화재단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자리에 있다는 점에서, 민선 4기 부천시를 이끄는 한나라당 소속 홍건표 시장을 정치권에서 적극 도와 주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거든, 아니면 개인적인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단에 의해서든, 이번 사직서를 제출은 준(準)공무원의 신분이라는 점에서 어떤 행태로든 찜찜한 구석을 남기고 있다.
설혹 부천시의 재정여건이 심각한 수준에 처해 있다면 현재 100억원에 달하는 부천문화재단이 경영합리화를 통한 거대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부천시 역시 이같은 재정난 타개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 되돌아보아야만 한나라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을 향해 ‘부천시를 위해 무엇을 하느냐’는 식의 볼멘소리에 시민들이 귀를 기울일 것이다.

연유야 어찌됐든 박두례 상임이사의 사직서 처리여부는 홍건표 시장의 몫으로 남게 됐다. 현재 홍 시장은 지난 1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개인 휴가를 내고 동남아로 간 것으로 알려져, 다음주초 박두레 상임이사가 돌연 제출한 사직서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와 관련한 박 상임이사의 향후 거취 등에 관한 입장 표명도 분명히 있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