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개방화 시대를 지방자치단체의 잦은 외유는 무죄인가.

홍건표 부천시장이 지난해 6월7일 제18대 부천시장에 취임한 지 1년이 채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무려 7번이나 해외에 나가자 “취지가 아무리 좋고 외교적 성과가 있을지언정 너무 잦은 외유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홍 시장은 일요인 지난 3일에도 자매결연도시인 중국 하얼빈시에서 주최하는 한국주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출국해 6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홍 시장은 지난해 시장 취임 후 7월30일부터 8월2일까지 자매결연 우호도시인 일본 오카야마시에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부천시민 우호친선방문단(74명)과 함께 ‘모모타로(복숭아 동자·瞳子) 축제’에 참관하고 돌아온 뒤 채 한달도 안돼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중국 위해시와 치박시를 각각 방문해 ‘제1회 인류거주문화제’(위해시)와 ‘도자기 축제’(치박시)에 참관 및 현지 진출 관내 기업체 격려 방문차 갔다 왔었다.

홍 시장은 올해 들어서는 새해 벽두인 1월5~8일까지 자매결연도시인 중국 하얼빈시가 매년 개최하는 제21회 국제 빙등(氷燈)축제에 초청을 받아 부천시민방문단과 함께 참관하고 돌아왔다. 당시 홍 시장은 통상적 관례에 따라 하얼빈시의 공식 일정에 맞추는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사전에 계획된 자체 일정에 따라 류구준 재(在)하얼빈 한인상공회장을 배석시킨 가운데 석충신 하얼빈 시장 등과 공식회견을 갖고 현지 한국교민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홍 시장은 중국에서 돌아온지 한달도 안돼 1월26~30일까지 제32회 국제만화축제 참관차 프랑스 앙굴렘시로 날아가, 필립모테 앙굴렘 시장을 접견하고 양도시간 출판만화 교류 활성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우호도시로 확대 발전 합의 및 오는 10월 부천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만화북페어전 초청과 2006년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 부천시의 참가부스 설치 등을 이끌어내는 외교적 성과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시장은 지난 2월24~28일까지는 일본 일본 홋카이도현에서 열린 제16회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초청받아 참관해 두 영화제간 자매결연을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체결키로 하고 귀국했다.

지난 5월26~29일까지는 자매결연도시인 러시아 하바로프스키시 건립 제147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방문해 양 도시간 문화 우호증진사업 협의 및 심장병어린이 무료 수술 협약 연장, 한인 동포단체를 초청해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해 하바로프스크시에 건의하고 돌아왔다.

홍 시장은 이번 중국 하얼빈시의 한국주간 방문에서도 ‘태양도 공원’ 내에 조성되는 ‘부천 동산’에 기념식수를 하는 등 자매결연도시간 우호협력 증진을 더욱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귀국할 예정이며, 석충신 하얼빈시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하얼빈시 방문단이 부천시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시장 취임 1년 남짓 기간동안 7번의 해외방문에서 우호협력 강화와 현지 교민과 기업체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 자매결연도시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1년이라는 짧은 재임기간에 비해 두달에 한번 꼴로 해외에 나갔다면 너무 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여론이다.

더구나 지난 94년 관선시장 때부터 97년부터 시작된 민선 3기 동안 실시된 ‘해외시장 개척단’에 부천시장에 동행했던 사례는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4년 6월 조건호 시장(현 옹진군수)이 북유럽 시장개척단에 동행했고, 2001년 3월 원혜영 시장(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동유럽 시장개척단에 동행한 것이 고작이었다.

결국 그동안 부천시장의 해외방문 대부분은 자매결연도시와의 우호협력 증진이란 큰 틀속에서 축제 및 기념행사 등이 개최될 때마다 상호 초청 교환방문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홍 시장 역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고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 시장의 잦은 외유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도 둘로 나뉘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횟수가 너무 잦다고 해서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는 방문 목적과 성과 등을 분석해 평가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또다른 쪽에서는 “해외방문이 시민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자매결연도시의 축제 및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이루어지는 잦은 외유 보다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관내 기업체의 시장개척 및 투자 유치 등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