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부천시장이 19일 오후 1시30분 역곡1동사무소를 연두 순시,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등 순조롭게 연두 순시를 마치고 오후 2시40분께 동사무소를 나서 다음 행선지인 역곡2동으로 향하기 위해 출발했으나, 부천화장터 반대투쟁위 소속 주민들이 홍 시장이 탑승한 차량을 가로 막고 에워싸는 바람에 이동을 하지 못한 채 1시간여 동안 옴싹달싹 못하다가 다른 차량으로 옮겨타고 겨우 빠져나가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홍건표 시장은 이날 추모공원 건립 반대운동 진원지인 역곡1동 연두순시에 나서 박경선 원미구청장과 이상훈 경기도의원, 윤건웅 시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시민과의 대화를 갖는 등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다음 행선지인 역곡2동으로 향하기 위해 동사무소를 나서 차량에 탑승하고 이동하려던 중 오후 2시40분께 역곡1동 동곡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부천화장터반대투쟁위 소속 200여명의 주민들이 도로를 가로막고 순식간에 에워싸는 바람에 발이 묶인 채 탑승차량 안에서 1시간여 동안을 사실상 갇혀 있어야만 했다.

이상훈 총무국장과 김영의 총무과장, 박한권 주민자치과장 등을 비롯한 부천시 총무국 직원들이 나서 주민들에게 길을 터 줄 것을 설득했으나 여의치가 않았다.

부천화장터 반대투쟁위 주민들에게 에워싸인 홍 시장 탑승차량은 이날 오후 3시28분께 진입로를 트기 위해 출동한 경찰 병력들이 본격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탑승 차량에서 빠져 나와 오후 3시30분께 다른 차량을 이용해 주민들이 에워싼 틈을 뚫고 나가는데 일단 성공해 불상사를 모면했다.

그러나 홍 시장이 당초 탑승한 차량에서 다른 차량으로 옮겨타고 주민들 틈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병력과 주민들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졌고, 주민들 가운데 김연극(77·여)씨와 박명란(43·여)씨와 아들 홍세기(16) 군이 넘어지면서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홍 시장의 역곡1동 및 역곡2동 연두 순시에 따른 부천화장터 반대투쟁위의 원천 봉쇄에 따른 성난 분노는 부천 추모공원조성추진위의 범시민 10만 서명운동이 통·반장 등을 동원해 이루어지면서 거센 반발을 자극하는 촉매제로 작용한 나머지 5.31 지방선거를 앞둔 새해 벽두부터 ‘긁어 부스럼’이란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화장터 반대투쟁위 역시 집단 민원을 빌미로 홍건표 시장은 물론 부천시와 대화를 완전 단절한 채 통제 불능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등 ‘위험 수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문제의 심각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홍 시장은 역곡2동 연두 순시는 건너 뛰고 소사동사무소로 향했으며, 3시45분께 소사동사무소에 도착해 연두 순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역곡2동의 연두 순시는 사실상 최소된 셈이다. 집단 민원에 의해 부천시장의 새해 연두 순시방문이 취소된 것은 지난 95년 민선시장 재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부천남부경찰서는 이날 홍건표 시장의 탑승차량 진입 봉쇄와 관련해 경찰에서 신병을 확보한 주민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