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소음 피해 관련 배상 및 방음대책 재정 판결을 받고도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배상 및 소음대책에 대해 늑장 대처로 일관, 결국 주민들만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부천시에 따르면 중앙환경분쟁조정위는 지난해 2월14일 오정구 내동 명보빌라 주민 305명이 부평~신월간 경인고속도로를 통행하는 차량들의 소음과 진동, 먼지로 인해 야간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한국도로공사와 부천시를 상대로 14억9천여만원의 배상을 청구, 도공은 주민 305명에게 1억6천645만원을 배상하고 방음벽 높이 보강 및 차량 속도를 제한하는 등의 방음대책을 이행토록 결정했다.

도공은 이에 불복, 같은해 3월22일 성남지원에 소송을 제기, 지난 10월2일 성남지원 민사합의1부로부터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이전인 지난 97년 8월 이전에 입주한 주민 88명에게 1천995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방음시설을 설치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또 시가 환경분쟁조정위 결정에 따라 도공측에방음벽 설치조건으로 5천600만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방음벽 설치조건을 선(先)공사 비용을 지급했으므로 반환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도공은 재판부의 피해배상 및 방음벽을 설치하라는 판결에 또다시 불복, 지난 4일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공이 이처럼 중앙환경분쟁조정위 및 법원의 소음피해 배상과 방음대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까지 적용되는 유시한 선례(先例)를 남길 경우 소음관련 피해배상 및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는 소송이 봇물처럼 제기될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오정구 내동 명보빌라 주민들의 소음피해에 대한 도공측의 입장의 고려할 때,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인해 소음 및 분진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동신도시 소음대책 역시 이와 비슷한 전철(前轍)을 밟게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도공은 현재 중앙환경분쟁조정위가 지난 5월 상동신도시 주민 508명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소음피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배상으로 5억800만원을 요구한 것과 관련, 도공과 토공에 1억4천134만2천760원의 배상금과 반음시설 설치를 절반씩 분담해 해결토록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토공의 수용입장에도 불구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더구나 도공은 부천시와 토공 등 3개기관이 협의중인 상동신도시 소음대책과 관련해서도 시가 용역을 통해 방음대책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믿을만한 제3의 기관에 검증을 받을 것을 요구하며 사실상 시가 제시한 방음대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소음패헤에 시달리는 상동신도시 입주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에서도 도공측의 소음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도공은 '법대로' 입장을 고수, 소음대책이 장기화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상동신도시 소음피해 문제가 자칫 경인고속도로변의 오정구 내동 명보빌라 주민들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소지가 매우 높아 '조속한 시일내 방음대책 마련'을 강력히 희망하고요 있는 상동신도시 입주민들의 요구는 손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경우 또다시 상동신도시 입주민들의 집단민원이 부천시에 강도높게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 17대 총선 정국에 지역 최대의 현안문제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조기 해결을 자신했던' 여, 야 정치권 인사들의 부담감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천시 입장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상동신도시 소음피해에 따른 방음대책을 도공 및 토공측과 협의, 신도시 주민들에게 제시해야 최소한 시가 상동신도시 건설 당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변 가까이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문제와 영상문화단지 및 상동호수공원이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쪽으로 치우친 문제에 대한 집단 반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부천시와 지역내 여, 야 정치권이 발벗고 나서 상동신도시 소음피해와 관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 방음대책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