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 - 반성 속의 새 출발 -

Ⅰ. 서론
- 반성과 자기혁신의 기회를 주신 국민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두 달을 몇 년처럼 보냈습니다. 온 국민이 실의와 절망의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저는 지난 일요일 안산에 가 세월호 유족 대표님들을 또 뵈었습니다. 제가 발의한 세월호 특별법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드리고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단원고등학교 학생 한 모군의 아버지께서 “아이들을 살리지 못한 저도 죄인입니다”라고 애끓는 말씀을 하셨는데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국가 대개조를 이뤄 세월호 참사의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겠다는 각오를 또다시 다졌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60년 적폐가 초래한 비극입니다. 그 과정에서 무기력한 정치권의 모습은 민주화 이후에 한 발짝도 진전 못한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선택은 현명했습니다. 나라의 주인, 정치의 중심이 국민임을 다시 선포하셨습니다. 정치권에 채찍을 들면서도 기회를 주어 새로운 출발에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은 여야 누구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협력하여 대한민국을 개조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여야가 경쟁하되 힘을 합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정치권은 기회를 주신 국민께 감사드리며 뼈를 깎는 반성과 자기혁신의 결과를 보여드릴 책임이 있습니다. 민심을 받들어 정치권은 과거와 전혀 다른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여 드려야 합니다.

기업으로 치자면 새누리당은 이번에 사실상 1차 부도를 맞은 것입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더 이상의 2차 구제금융은 없을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국민께서 주신 기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통렬한 반성속에 새 출발을 해야 합니다.


Ⅱ. 통일시대 국가대개조를 위한 새누리당의 혁신방향

1. ‘국가대개조’를 뒷받침하는 ‘정치대개조’에 나서야

정치를 혁신하고 대한민국을 대개조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차적인 책임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통해 국가 대개조를 뒷받침하는 정치 대개조에 즉각 나서야 합니다. 정치 대개조야말로 박근혜정부 성공의 선결조건입니다.

우리는 선거기간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내달라고 국민께 호소드렸습니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소명입니다. 국민의 안전과 보다 나은 삶,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약속입니다.

박근혜정부는 ‘국가 대개조’를 국민께 약속드렸습니다. 비정상적인 제도와 관행을 일소하고 안전하고 통합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그 약속은 바로 여야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권에게 국민이 부여한 소명입니다.

새누리당은 우선 스스로 반성하고 내부에서부터 개혁을 이루어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사심없이 스스로를 내려 놓아야 합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비춰졌습니다. 국정의 주도권은 당연히 국민과 소통의 주체인 정당이 책임져야 합니다. 소신이 없는 여당은 오히려 국민 불안과 박근혜 정부의 부담을 자초했습니다.

정치 대개조를 통해 국가대개조, 더 나아가 통일 대한민국의 원대한 꿈을 이룰 역사의 주체 세력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2. 국민정당, 가치정당으로 혁신

정치 대개조의 방향으로 첫째, 새누리당은 오로지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의사가 최고의 가치가 되는 ‘국민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국정의 눈높이는 철저히 국민에게 맞추어야 합니다. 국민 이외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야 합니다.

‘이익 정당’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국민을 최고의 가치로 섬기는 ‘가치 정당’,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선거용 정당이 아니라 국가비전, 국가전략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가치 정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의도연구원의 정책개발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등 국가전략 아젠다와 비전을 연구하고 ‘보수적 가치’의 기반을 확대하는 혁신적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3. 여의도 정치 복원
- 당·정간의 ‘수평적 긴장관계’, 여·야의 ‘생산적 경쟁관계’ 재구축

둘째, 정치가 할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여의도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국가 대개조의 과정에 사회 전면에서 해묵은 갈등이 터져 나오며 각종 걸림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가 대개조에 사회적 타협을 이끌어 낼 중심은 바로 정치권입니다.

새누리당은 무기력한 자세를 벗어나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집권여당과 국회의 위상을 세워야 합니다. 당과 청와대와 정부의 원활한 소통은 국민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는 최소한의 요건입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따라가는 정당’이 아니라 ‘이끌어가는 정당’, ‘질서창조자형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여의도 정치 복원은 소통의 강화에서 시작합니다. 당과 청와대, 당과 정부의 관계를 ‘수평적 긴장관계’로 재정립해야 합니다.

‘수평적 긴장관계’란 당·청의 굳건한 신뢰와 협조체계를 바탕으로 당이 사회적 이슈를 주도하고 청와대와 정부는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분업구조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형해화된 당·청회의, 당·정회의를 정례화하고 실질화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당·청간 ‘수평적 긴장관계’를 주도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견인해야 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도 새로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여의도 정치는 지나치게 기성 정치권 중심의 시각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와 국회 못지 않게 지방자치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우선 지역발전 정책과 예산을 중심으로 당과 지방자치단체간의 원활한 소통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새로운 당 지도부는 지방자치단체장과의 정례회의를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국회와 지방자치단체간의 문턱을 낮추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원활한 정책협조의 가교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여의도 정치의 복원을 위해 근본적으로 여·야관계를 ‘생산적 경쟁관계’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치 후진성의 이면에는 승자 독식의 문화, 여야간 ‘퇴로가 없는 외나무다리 정치’, ‘맹목적인 치킨게임’이 있습니다. 국민들은 소아적인 정쟁에 대해 레드카드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그들만의 리그에 함몰되지 않고 새로운 여야관계의 모형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 목표는 국민의 만족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이 명령했듯이, 정치권의 경쟁은 국익과 민생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고, 여·야는 대의를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국가 대개조’라는 역사적 소명은 정부, 여당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닙니다. 여·야가 국정과제에 대해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승적으로 토의하고 타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야간의 ‘생산적 경쟁관계’를 위해 여·야 지도부간, 여·야·정간 정례회동을 통해 다양하고 안정적인 소통구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여·야 중진협의회’ 등을 통해 여야간 소통의 창구를 자임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습니다.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와 정치의 주인인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새누리당은 야당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매순간 국민을 대하는 자세로 정성을 다해야 하고, 때로는 국민의 뜻을 빌어 요구해야 합니다. 수권 정당의 꿈을 가진 야당이라면 결코 우리의 손을, 국민의 요구를 뿌리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4. 열린 네트워크 정당, 현장정치 강화

셋째, 새누리당은 멀티미디어 시대에 부응해 ‘열린 네트워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국민의 의사가 원활하게 소통되고 유통되는 건강한 핏줄이 되어야 합니다. 혈관이 경직되어서는 민심이라는 건강한 혈액을 운반할 수 없습니다. 막힌 곳은 뚫고, 누수는 막아야 합니다.

젊은 층의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한 온라인 네트워크, 노장층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네트워크가 새누리당을 지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중심으로 건강한 ‘공론장’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새누리당은 국민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현장과 괴리된 ‘탁상정치’는 ‘탁상행정’보다 더 위험합니다. 국민의 뜻을 직접 수렴할 수 있는 현장정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당 지도부가 직접 지역을 돌며 현장에서 정책토론회, ‘국민과의 대화’ 타운미팅을 최소한 월 1회 이상 정례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국민의 뜻이 국정기조와 당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정당은 국민과 소통하고 당원과 화합하며 국정철학이 공유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특정한 이익과 이념에 포획된 막힌 정당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개혁적 보수를 넘어 합리적 진보까지도 포용하는 열린 정당, 지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을 아우르고, 노·장·청 세대가 함께 하는 명실상부한 ‘국민통합 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5. 미래정당, 미래인재 육성

넷째, 또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미래정당’입니다. 정당은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정권 재창출은 과거의 성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미래를 향한 비전과 그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인재들을 통해 가능합니다.

인재 육성을 통해 국가 대개조와 통일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쓸 국정의 주체세력을 재탄생시켜야 합니다.

미래의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은 정당의 포기할 수 없는 소명입니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박근혜정부’라는 히트상품에 안주해선 안됩니다. 새로운 정치상품,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 인재들을 발굴해 국민께 선보여야 합니다.

새누리당에는 많은 인재들이 있습니다. 또 사회 각 분야에 새누리당을 통해 국정에 참여코자 하는 뛰어난 분들도 많습니다. 앞으로 새누리당의 지도부는 이들의 길을 열어주고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어떤 사적인 이익이 그 물꼬를 막는다면 당원과 국민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당내 다양한 기구에 신진들의 활발한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여의도연구원의 청년정책연구센터와 여연아카데미 등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고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미래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Ⅲ. 당 화합, ‘새로운 리더십’의 구축

이러한 정치적 과제를 새누리당이 감당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리더십의 구축’입니다. 국민적 소망과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며, 사심없이 헌신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리더십이 그것입니다.

새로운 리더십의 우선 과제는 당 화합입니다. “더 이상 새누리당에 계파는 없다”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파와 편가르기는 근본적으로 공천 갈등으로 빚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공천권은 당원에게 귀속되어야 합니다. 또한 공천 결과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기 위해서 공천과정에 국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당은 그 과정이 왜곡되지 않고 취지에 부합되도록 하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힘 있는 당 지도부에 의한 일방적인 공천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공천권이 권력투쟁의 수단이 되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합니다. ‘공천 학살’의 대표적인 예였던 저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 생겨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은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입니다. 그 주도권은 마땅히 당원이 가져야 합니다.

당무에 당원의 참여를 보다 확대하고 보장해 당원들의 자부심을 높여야 합니다. 당에서 추진 중인 모바일 정당 등 온라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확대 적용해 실질적으로 모든 당원들이 당 의사결정에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당원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정당의 실핏줄인 당원협의회도 강화해야 합니다. 당협은 국민과 접하는 직접적인 창구이고 정당의 뿌리입니다.

그러나 당협이 정치과정에서 제도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소외되어 있었다는 평가들이 많았습니다. 이제 진정한 국민정당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 당원협의회에 대한 지원과 강화방안도 외면할 수만은 없습니다. 제도 정비와 운영의 합리화에 힘써야 합니다.

‘정치복원’, ‘정치혁신’, ‘국가대개조’, 그 전제가 되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처절하고 끈기있는 자기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 고난의 여정을 책임질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당원을 주인으로 섬기는 리더십,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리더십, ‘생산적 경쟁관계’로 여·야 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 ‘수평적 긴장관계’로 당·정·청을 주도하는 리더십,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미래지향의 리더십 그것이 바로 새누리당이 견지해야 할 정치적 비전입니다.

Ⅳ. 결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영국의 명재상 윈스턴 처칠은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과거는 ‘갈등과 분열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는 ‘소통과 화합을 통한 정치개혁, 국가 대개조를 성공시키는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와 혁신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 것입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바로 이 토론회가 새누리당의 혁신과 변화의 첫 단추를 끼는 자리가 되길 원합니다. 혁신과 변화도 혼자서는 안됩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천해야 합니다. 모두의 힘과 열정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