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학교급식심의의원회가 최근 관내 대장동 들녘에서 생산하는 ‘복사골 으뜸쌀’에 대해 ‘친환경 무상급식’ 취지에 맞지 않아 내년도 부천시 예산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학교급식용 쌀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관내 벼생산 농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윤병국 시의원(의회운영위원장)은 17일 오후 ‘의정일기’를 통해 ‘복사골 으뜸쌀’과 관련한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윤 시의원은 “일부 지역언론에서 ‘학교급식지원심의위가 복사골 으뜸쌀의 품질이 형편없다며 학교납품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친환경 급식을 논의하는 위원회에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지 못한 쌀에 대해 예산까지 지원해가며 학교에 공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한 것이 왜곡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역언론에서 ’부천쌀이 정부 양곡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근거를 제시하라’며 자신에게 답변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부천쌀이 정부 양곡보다 품질이 낫다는 근거가 없다’고 했으며 품질이 떨어진다고 하지 않았다”면서 “부천쌀의 농약잔류량이 기준치 이하라서 좋은 쌀이라고 하지만, 정부 양곡을 포함한 어떤 쌀을 막론하고 농약잔류량이 기준치 이상이면 판매가 불가능하며, 햅쌀을 즉시 도정해 밥맛이 좋다고 하지만 정부 양곡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 공급용 정부 양곡이 시중 쌀값보다 싼 것은 급식용이라 할인을 해 주기 때문인 만큼, 20kg에 1만2천원씩을 예산으로 부담해가며 비싼 부천쌀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타당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우리 고장의 농업과 농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그런 논리라면 우리 고장의 공산품 역시 시 예산을 지원해서 시민들에게 싼 값으로 공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농업을 포함한 우리 고장의 산업에 대한 지원정책은 이미 여러가지 방식으로 시행 중이고, 이런 지원정책은 그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방향이어야 하며, 예산을 투입해 소비자에게 보조해주는 것은 너무도 즉자적이고 특혜 시비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라는 유대인의 격언을 언급하며 “2006년 시의원이 됐을 때 대방벌 항공방제 헬기 임차료, 농약 값까지 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흐름인데 이런 예산 편성이 타당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며 관내 벼생산 농가의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필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윤병국 시의원은 “학교급식지원심의위 회의에 참석한 오정농협 조합장께서 ‘항공방제를 1회 줄여보았더니 병충해 때문에 못 견디고 다시 원상복귀했다’고 말한 것은 친환경농업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농업을 하는 분들이 있고 그분들에 의해 생산되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이 있으며, 그분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시의원은 “내 고장에서 친환경 쌀이 생산되지 않아서 아쉽고, (2006년 당시 지적했듯이) 관행 농법이 바뀌려니 생각지도 않았지만 2006년부터 시작했으면 지금쯤은 부천에서도 친환경 쌀이 나오고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 쌀이 아니면 못 먹는 쌀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학교급식지원심의위가 ‘복사골 으뜸쌀’의 내년도 예산 지원 부결 결정을 내린 취지에 대한 사실 왜곡을 경계했다.

그는 “친환경 쌀이 자연과 사람에게 더 유익하고 그런 쌀을 아이들에게 제공하자는 것이 친환경 무상급식을 받아들인 사회적 합의”라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금언도 있듯이. 지금부터라도 대장벌에서 친환경 농업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면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노력에 대한 시민적 지지도 뒤따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농민들의 섭섭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항의하고 그에 대한 반박이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복사골 으뜸쌀’과 관련한 공개토론 자리가 마련되면 기꺼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