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DMZ 비무장지대를 깜작 방문하려다가 기상문제로 취소됐다. 이날 DMZ 방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 할 계획이었으나 DMZ에서 한미 정상의 만남을 이루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고 DMZ 방문하려 했으나 황사가 짙게 띤 기상 악화로 헬기가 뜨지 못해 결국 일정을 취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새벽에 전용 헬기를 타고 먼저 DMZ로 출발했으나중간에 황사가 짙게 낀 기상 악화로 인해 안전한 중간지역에 착륙한 뒤 차량으로 DMZ까지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려고 기다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취소됨에 따라 결국 한ㆍ미 정상의 DMZ 동시 방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당초 방한 일정에는 없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7일) 단독 정상회담에서 “DMZ를 방문하라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왔고, 문재인 대통령은 “DMZ에 간다면 함께 가겠다”고 답해 DMZ 깜작 방문 일정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추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는 것이 어떻냐’고 먼저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고민하자 문 대통령이 ‘함께 가겠다‘고 다시 권유해 이번 일정이 잡혔다”고 설명을 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DMZ 방문을 취소하고 용산 미군기지로 되돌아와 숙소인 하이야트 호텔로 이동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었으나 무산되면서 이날 오전 11시께 예정된 미국 대통령으로는 7번째로,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연설 이후 24년 만에 국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DMZ 방문 불발로 인해 연설문 수정 등으로 인해 예정된 시간에서 다소 지연돼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 이어 동작동 국립현충현을 참배한 뒤 1박 2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해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을 타고 다음 순방국인 중국으로 향한다.

다음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DMZ 비무장지대 시찰 관련 브리핑 전문(全文).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를 방문할 계획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짙은 안개로 헬기 착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비무장지대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안개 때문에 헬기 이동이 더 이상 어려워지자 중간에 착륙하여 승용차를 이용해 비무장지대로 향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다 아쉽게도 회항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짙은 안개를 뚫고 비무장지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10분 단위로 비무장지대 방문의지를 전달하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합니다.

비록 일기상황 때문에 회항을 했지만, 오늘 양 정상이 보여준 비무장지대 동반 방문의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튼튼한 국방, 믿음직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군과 주한미군의 노고를 격려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