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는 시민ㆍ장애인ㆍ여성단체 등에서 선출된 관련 분야 전문가와 인터넷에서 공모한 일반인 등 모두 100여명이 배심원으로 참석, 법복을 입고 모의 후보 4명의 자질과 공약, 정책을 검증했다.

4명의 후보는 5분간의 정견 발표를 시작으로 전문 패널과의 토론, 후보자 상호 토론 등을 통해 각자 서울시정에 관한 구상과 포부를 밝혔으며, 배심원들은 3시간가량 토론을 지켜본 뒤 전자투표로 모의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했다.

이날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세련되고 유연한 토론 능력과 뛰어난 언변을 보여준 기동민 부대변인이 승리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방청객들 사이에서 점쳐졌고, 실제 배심원단의 투표 결과에서도 기동민 부대변인이 1위로 뽑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시민공천배심원제는 특출한 경력의 소유자이거나 유명 인사, 월등한 정책 대안을 가진 후보자에게는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각 사안 별로 충분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풀어내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펴는 후보에게 배심원들이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어 토론회에서 언변 못지않게 전체적인 인상과 토론 태도 등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후보에 대한 깊이있는 인물 탐구없이 단순히 ‘말 잘하는 후보’만 유리하다는 지적과 당내 토론인 관계로 후보자간 차별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 토론회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는 점은 보완돼야 할 점으로 꼽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세균 대표는 이날 ‘모의 시민공천배심원 대회’ 축사에서 “공천에 대해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 돈 경선이라고 하는데, 돈 경선과 밀실 공천은 모두 안된다는 생각에 시민공천 배심원제 안이 나왔다”며 “오늘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 당헌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은 옥동자를 낳으려면 진통이 심하듯 시민공천 배심원제가 옥동자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처음에는 반대가 굉장히 심하고 흑색선전 내지는 상황을 호도하는 얘기도 있어, 그것을 극복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고, 옥동자를 낳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옥동자가 확실한 옥동자가 되려면 흠결과 시행착오가 없어야 하는 만큼, 처음에 기획할 때와 다르게 실천할 때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오늘 이 대회는 그런 시행착오와 부족함을 미리 추출해 진짜 옥동자를 만들자는 취지의 대회”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끝으로 배심원으로 참여한 분들과 가상의 후보 4명,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에게 “대한민국 정치발전은 정치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꼭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대한민국 정치의 옥동자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민배심공천제의 기본 틀은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2~4명으로 후보를 압축해 선정하면, 이 후보들이 시민배심원들을 상대로 토론을 벌인 뒤 투표를 통해 최종 공천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다.

배심원단은 당이 선정한 2천10명 중에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한 100명의 전문 배심원과 지역에서 여론조사 표본 추출 방식으로 100명의 현지 배심원 등 200명으로 구성된다. 단, 현지 배심원은 본인이 희망한다고 해서 무조건 참여할 수는 없다.

민주당의 시민공천배심원제는 공천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토론회 등 충분한 검증을 통해 참신하고 능력 있는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공천 과정의 공정성 및 객관성, 그리고 민주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키로 한 것이다.

또 당 공천심사위의 공천 방식에 대한 밀실 공천 논란, 국민참여 경선에 따른 유권자 동원 논란, 당원 경선에 따른 계파별 당원 늘리기 경쟁 등의 단점을 극복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