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주도하는 국민참여당(www.handypia.orgㆍ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이 17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참여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당원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을 당대표로 선출하는 등 지도부를 구성하고 당헌ㆍ당규와 정강정책을 채택했다.

당 대표에 선출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단독으로 출마래 97.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또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으로는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71.5%),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35.3%), 김충환 전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28.3%),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26.3%), 오옥만(여) 전 제주도의원(15.3%)이 선출됐다.

오옥만 전 도의원은 선거에서 6위를 차지했지만 ‘선출직 최고위원에 여성을 최소 1명 둔다’는 당헌 규정에 따라 5위를 차지한 노순기 후보(23%)를 제치고 지도부에 선출됐다

이재정 신임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우리가 2010년 벽두에 새로운 출발을 결심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겨주신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우리 역사의 비극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노무현 그 분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 이 자리에서 새 출발을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도덕정치, 개방적이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축제의 정당문화, 그리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부 운영을 약속한다”며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와 경쟁하는 미래시대의 ‘새로운 틀’을 만드는 정당으로, 우리가 승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 모든 시민들이 ‘다함께’ 승리하는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존 정당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창당의 명분이 없다’는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우리를 분파주의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 분파주의자이고, 우리를 소수주의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 다수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이 대표는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당당히 맞서 나가고, 우리 모두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뜻을 펼쳐 용감하게 함께 행동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이부영ㆍ김희선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불참했으나 축하 화환을 보냈다.

국민참여당은 6.2 지방선거 목표로 당 지지율 20% 달성과 함께 수도권과 영ㆍ호남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는 것을 최대치로 정하고, 이를 위해 야권의 유력한 예비 대권주자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인사를 전략지에 출마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참여당 창당 관련 브리핑을 통해 “민주개혁진영의 분열에 대한 뜻 있는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늘 창당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우울한 날”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노 대변인은 “참여당은 가치나 의미에 있어 민주당과 다른 것을 찾을 수 없다”며 “같은 뜻을 갖고, 같은 곳을 향해, 같은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또 다른 정당을 만들고 다투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은 6.2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범야권 연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참여당의 창당이 미묘한 ‘힘 겨루기’로 인한 갈등이 자칫 야권의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