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의장 한윤석)는 13일 오전 제158회 임시회를 개회하고 홍건표 시장으로부터 2010년 시정보고를 들은데 이어 오는 20일까지 시집행부의 각 국ㆍ실ㆍ과ㆍ소별 새해 주요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제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새해 처음으로 열린 시의회 임시회 첫날은 한윤석 의장이 개회사에서 채 가시지 않은 ‘폭설 후유증’을 언급하면서 의원들간 옥신각신하는 광경이 연출되는 등 불똥이 튀었다.

한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새해 업무가 시작되는 지난 4일 부천시에는 1961년 이후 49년 만에 가장 많은 기록적인 폭설로 시민들의 발이 묶이는 등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제설작업 비용으로 12억여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된 것만 보아도 가히 눈 폭탄이라고 하고도 남을 만하다”면서 “그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해 공휴일도 반납하고 제설작업에 수고가 많았던 시민과 동료의원, 그리고 시 산하 전 공직자들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폭설을 화두로 꺼냈다.

한 의장은 “이번에 방송사에 제보해 부천시가 전국적으로 공중파 방송을 타게 해 결과적으로는 부천시에 불명예를 안기게 한 일부 의원들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꼭 이런 방법 밖에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의장은 홍 시장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이 정해진 일정이라 출국한 것이라고는 하나 재난 수준인 엄청난 폭설기간 중에 부천을 비운 것에 대해 주요 일정만 참석하고 곧바로 돌아왔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데 대해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일들이 정치적이던, 업무적이던, 일의 정당성을 떠나서 우리 모두가 부천시를 사랑하고 부천시민을 사랑하는 공직자라면 시민께 심려를 끼치거나 부천시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은 서로 삼가야 할 것”이라며 “이제 이쯤에서 서로의 공방을 멈추고 부천시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고 의논하는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원인 없는 결과 없듯이 천주교에서 펼치고 있는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모든 게 내 탓이오’라는 운동이 부천시에서도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도 나타냈다.

한 의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 소속 김관수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누구든 잘못된 것에 대한 제보를 할 수 있으며, 의장은 (누가) 제보했는지 근거를 갖고 있느냐”고 따지고 “확인을 거치지 않은 매우 적절치 못한 발언인 만큼 속기록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해 본회의장이 술렁거렸고, 한 의장이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하지만 몇몇 의원들이 한 의장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으나 의원들간 사안을 바라보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홍건표 시장은 2010년 시정계획 보고를 하면서 ‘폭설’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