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6.2 지방선거와 관련,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명 수준’의 공천개혁을 하겠다”면서 “공천 배심원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공천 혁명을 이루겠으며, 여성의 정치 참여 대폭 확대하겠다”면서 “정당이 할 수 있는 개혁중의 으뜸은 공천 개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지역 당원과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장치를 정착시키겠다”며 “누가 보아도 수긍할 수 있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공천제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여성의 정치참여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미 선진국에서 보듯이 여성 정치인이 많을수록 부드럽고 타협적인 정치문화가 정착된다”며 “프랑스는 헌법까지 고치면서 ‘남녀동수법(La parite)’을 만들어 지방의회 여성의원의 비율을 10%미만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면서 “여성이 정치영역에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것은 결국 나라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국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각 지역구마다 최소한 1인의 여성을 의무적으로 공천토록 하는 안을 의결했으나, 법안의 심사과정에서 여성공천의 의무비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 대한 벌칙조항을 삭제한 것은 유감”이라며 6.2 지방선거에서 여성 공천 확대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편 정몽준 대표는 “더 이상 정치가 삼류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더 이상 정치가 선진화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면서 “새해 2010년을 정치 개혁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 정치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시스템을, 제도를 바꿔야 할 때”라며 우리 정치의 3가지 문제점을 언급했다.

그는 첫째, 국회의원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점을 꼽았다. 이로 인해 의원들은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획일적으로 움직이고, 때로는 계파의 입장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둘째, 대선에 모든 것을 거는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권력이 편중되어 있는 현재의 제도가 여야간에 상시적인 투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셋째, 권위주의 시대에 통했던 관행과 의식에 지금도 얽매어 있는 점을 꼽았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단지 야당이라는 이유로, 무슨 일을 해도 국민들이 지지하고 이해했던 때도 있었고, 또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도덕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그런대로 국회의원 노릇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 옛날일이 됐고 시대가 바뀌었지만 정치권의 의식과 행태는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제도와 의식이 지속되는 한 우리 정치의 위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고, 정치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정치개혁이 필요하고, 정치 위기의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3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첫째, 국회의원들의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줄세우기 구태를 없애야 한다면서 당내 권력을 가진 몇 사람이 결정하는 공천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어제(7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이 참여하는 공천을 약속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고, 다만, 과거에도 시도한 적이 있는 상향식 공천은 각 정당의 재량에 맡겨서는 실천할 수 없는 만큼 상향식 공천을 법에 강제조항으로 규정할 것을 제의했다.

둘째, 편중된 권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본격적인 개헌논의를 해야 합한다고 했다. 87년 개헌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통일과 선진화 시대를 대비해 헌법을 새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으며, 권력이 한 곳에 편중되지 않는 보다 더 좋은 제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가 올해 안에 개헌 논의를 마무리 짓는다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셋째, 권위주의 시대에 통용되던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내 폭력금지 등 국회선진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고,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수결의 원칙이 무시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더구나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으며, 국회 내에서 폭력을 휘두른 의원은 가중 처벌하고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하는 강력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선진화는 철저히 기본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우리 속담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듯이 지금 국회선진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대단히 높은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바로 논의하고, 바로 시행시기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