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방청을 한 지 4년째다. 처음에는 시민들의 방청 활동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협조가 잘 돼 큰 어려움 없이 방청 활동을 할 수 있어 나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28일 건설교통위원회 5일차 교통도로국 행정사무감사를 방청했다. 우선 가장 칭찬할 점은 건교위 의원들의 감사장에서의 성실성이다. 내용을 떠나서 감사 시작 시간과 속개 시간 등이 철저해 5분 이상 지연된 적이 없었고, 이석하는 의원 또한 거의 없었다.

5일 동안 30분 이상 자리를 비운 경우는 4번으로, 두 번은 30~40분으로 감사에 큰 지장은 없었고, 다만 지난 25일에 두 의원이 장시간 자리를 비웠으며, 한 의원은 감사 끝날 때까지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언론에 의하면 지역구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참석)

하지만 내용상에 있어서는 조금 실망한 부분이 많았다. 다른 위원회에서는 눈에 띄는 질의를 하는 의원들이 보였는데 건교위는 대체로 추진실적 보고 안에서의 평이한 질의 속에 감사가 진행됐다.

특히 28일은 여러 걱정과 우려를 낳고 있는 길주로 상징거리 조성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졌는데 질의도 많지 않았고, 의원 간에도 큰 의견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후 다른 자리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겠지만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건교위 업무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지역구 민원 해결의 장이 되고 말았다. 개인에겐 가장 눈에 띄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1년간의 행정부 업무 전반에 대한 질의와 질책보다는 ‘여기는 뭐가 잘못됐더라, 빨리 정비하라’ 등 지역구 문제만 제기한 것은 정말 부천시를 위한 의원인지 아리송하다.
한 여성의원의 질의 절반은 자기 지역구의 문제(가로수, 도로 정비 등)만 제기했으며, 개인의 민원(자료에 없는 내용이라 파악이 안되나 행정의 문제로 사유재산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보여짐)을 3월까지 조치를 마치라는 읍소를 한 것은 과연 행정사무감사장에서 할 수 있는 질의 수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민원 해소의 장은 다른 자리에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다선 의원이 가로수 고사, 화장실 고장 등 개별적 문제로 접근해 하자 보수 점검을 형식적으로 하는 행정부 전반의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나마 다른 의원들이 본받을 만하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이자면, 한 여성의원이 야심차게 재난안전관리과 질문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시설관리공단 감사자료를 갖고 질의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바로 이전에 과장의 팀장 소개와 2011년 업무추진실적까지 보고를 했는데도 말이다. 하물며 감사자료도 별개로 나뉘어져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