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 한나라당 의원 10명이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당 쇄신과 관련해 “당을 해산하고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재창당까지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조찬 회동에는 재선의 차명진 의원(부천 소사구)과 전여옥 의원, 초선의 권택기ㆍ김용태ㆍ나성린ㆍ심지호ㆍ안형환ㆍ안효대ㆍ조전혁 의원이 차먹했으며, 원희룡 최고위원은 보좌진을 대신 참석시켜 동의를 표시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들 의원은 ‘대한민국과 한나라당의 미래를 걱정하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한나라당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당 지도부가 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당 해산 및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재창당까지 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당 지도부가 재창당의 구체적 계획을 12월9일 정기 국회가 끝나는 즉시 제시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의미있고 즉각 실행이 가능한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수도권 지역 10명의 의원들이 한라당을 해산하고 재창당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은 내년 4월11일 실시되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반된 민심에 따른 ‘생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패배한데 이어,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집권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수준에 달한데다, 이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에 당 홍보기획본부장이던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가 연루되는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이같은 위기감에 더욱 불을 지폈다.

한편, “한나라당이 재창당해야만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다”며 당 쇄신의 목소리를 높여온 차명진 의원은 당 쇄신 연찬회가 지난 11월29일에도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가 물러나고 박근혜 전 대표와 애국 우파세력을 중심으로 재창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당내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주축이 돼 기존 한나라당 골격을 해체하고 사실상 새로운 당 체제를 꾸려야 한다는 ‘박근혜 등판론’을 염두해 둔 것이어서, 수도권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만큼 내년 4월 19대 총선에서의 생존 위기감은 발등에 떨어진 불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