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의 2009년 행정사무감사(11월24일~12일2일)를 지켜본 부천시민단체의 시민방청단이 8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낸 보고서는 각 상임위원회 및 피감기관에 대한 ‘송곳 평가’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보고서 말미에서 “기획재정위원회는 행감이 끝나는 날 피감기관과 함께 소속 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술자리를 했으며, 행정복지위원회도 원미구청 행감이 끝난 후 피감기관과 함께 소속 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면서 “의회와 피감기관이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함께 어울리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해당 위원회 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피감기관 관계공무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의회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위 소속 위원들과 오정구청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이 함께 했던 술자리와 관련, 특정 의원의 특정 의원에 대한 ‘건배사’가 지역사회에 두고 두고 무성한 뒷말을 남기며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시민방청단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의 질적 발전을 위한 개선점으로 ▲의원들의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가 내용 확인이나 단순 질의로 문제 제기 및 따지는 것을 뛰어넘어 구체적인 대안과 방향 제시의 필요성 ▲몇몇 의원의 경우 쉽게 흥분하거나 감정적인 언사와 윽박지르는 듯한 태도와 적절치 않은 언어 사용, 정회 도중 피감기관 공무원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태도 ▲질의 내용이 정리가 안되고 길게 이어져 핵심을 이해할 수 없고 초점을 흐리는 경우와 유도성 심문과 같은 불필요한 질의 등을 꼽았다.

또 피감기관의 문제점으로는 ▲몇몇 관계공무원들의 경우 문제있는 자세 및 성실한 답변 보다는 ‘모르겠다’, ‘시정하겠다’ 등 회피식 답변으로 일관한 점이 지적됐다.

시민방청단은 올해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평가는 △출석 체크를 통해 불성실 의원 선정 △단순한 질의 횟수가 아닌 현장 확인, 자료 조사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행정사무감사의 본래 목적이 충실한 의원에 대한 우수 의원 선정 △준비 미비 및 질의 수준이나 태도 등을 고려한 문제 의원 선정 △특별히 문제가 있는 피감기관 선정 △각 상임위원장 평가 등으로 이루어졌다.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송원기, 간사 김영회, 김혜성ㆍ박동학ㆍ백종훈ㆍ변채옥ㆍ이환희ㆍ정영태ㆍ한상호)

시민방청단을 의식한 듯한 급조된 질문과 질문을 위한 질문도 있었지만 몇몇 의원은 상당히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행감을 진행해 10년된 의회의 전자시스템, 시의회 명의로 지방교류나 해외교류시 받은 물건과 자료 관리, 의회 모니터링단 운영, 홍보용 각종 전단지 관리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으로 구청장, 산하 단체장 등의 업무추진비는 꼼꼼하게 살펴본 반면, 의장과 부의장 및 각 상임위원장의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특별한 검토없이 넘어간 점을 지적했다. 짧은 시간에 감사가 이루어진 관계로 우수의원 및 문제의원을 선정하지 않았다.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김관수, 간사 변채옥, 강일원ㆍ강동구ㆍ김미숙ㆍ정영태ㆍ백종훈ㆍ이영우ㆍ오명근)

중요한 의제들이 적절하게 다뤄졌고, 의원들 대부분이 진지하게 감사에 임했으며, 특히 소속의원들이 당적을 떠나 불합리한 행정을 시정하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일부 의원이 피감기관의 답변 중 일방적으로 말을 끊거나 불필요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 점과 일부 의원이 이석으로 인한 중복 질문 등이 지적됐다.

피감기관은 일부 공무원이 구체적인 답변없이 무성의하게 검토하겠다는 답변 태도를 꼬집었다.

▷불성실 의원으로는 오명근, 정영태 의원이 꼽혔는데 오명근 의원은 행감 기간중 18시간30분, 정영태 의원은 16시간 불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수 의원으로는 강동구, 백종훈 의원이 선정됐다. 두 의원 모두 감사 자료를 꼼꼼히 읽고 기타 자료를 준비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으며, 강동구 의원은 날카로운 지적으로 피감기관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대안과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 공무원이 다른 의원에게 잘못 대답한 것을 지적해 정정시키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백종훈 의원도 피감기관에 따라 중요 핵심 사안을 잘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했고, 타 지역의 사례를 조사해 구체적으로 예시하며 벤치마킹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의원이 몇몇 경우는 피감기관의 공무원에게 지나치게 직설적인 언어를 사용해 불필요하게 강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문제 의원으로는 이영우 의원이 꼽혔다. 구체적인 문제 제기나 정책적 질의도 있은 반면에 대체로 큰 소리를 내고 피감기관 공무원이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할 때는 ‘에헤~’‘거참~’‘어허?’ 등 혀를 차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답변을 받았을 경우엔 목소리를 높이고 “이런 기분으로 감사 못하겠습니다. 10분간 정회를 요청합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문제있는 피감기관으로는 공보실의 행정광고 집행의 공정성과 형평성위 문제에 대한 “악의적인 언론에는 집행 불가”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을 문제 삼았는데, <다부천>은 보는 잣대에 따라 다르다는 점에서 시민방청단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기로 했다.

부천문화재단의 경우 상임이사를 대신해 참석한 전문위원이 부천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인 ‘시티노믹스’와 관련해 역할과 권한의 문제를 지적하는 시의원들에게 “문화재단 상임이사와 시장이 (권한을) 줬다”고 말한 것은(정회 후 수정했으나) 상식을 벗어난 황당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김관수 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는 단순히 진행자로서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중간중간 날카로운 지적, 때로는 의원들의 질의를 정리하며 더욱 명확하게 핵심을 짚어주었고, 공무원으로서 숙지하고 있어야 할 관련법과 조례 등을 확인시켜 주며 원활한 진행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옥의 티로는 속개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해 피감기관 공무원들의 대기시간이 다소 길어진 점이었다고.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김원재, 간사 김혜경, 김영회ㆍ김혜성ㆍ한선재ㆍ송원기ㆍ윤병국ㆍ박종국ㆍ류중혁)

모든 의원들이 대체적으로 성실하게 감사에 임했으며, 몇몇 의원들은 꼼꼼하게 자료를 살펴보고 감사 준비를 했고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했지만, 많은 의원들이 긴 질의시간에 비해 단순 질문이 주를 이뤘고 질문의 요지를 알 수 없는 질문이나 감사자료에 나와 있는 자료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질의를 했다가 피감기관으로부터 “자료에 나와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받기도 했으며, 본질을 벗어난 엉뚱한 질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여성관련 정책 질의가 거의 없었고, 행정복지위의 유일한 여성의원조차도 여성정책에 관한 질문이 업었던 것은 매우 아쉬웠고, 몇몇 의원의 경우 정회시간에 공무원들과 큰소리로 농담을 하거나 발언에 적절치 않은 표현을 쓴 점을 꼬집었다.

▷불성실 의원으로는 송원기 의원이 꼽혔다. 송 의원은 감사기간중 11시간을 불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 의원으로는 윤병국 의원, 박종국 의원이 선정됐다. 윤병국 의원은 꼼꼼한 사전자료 및 준비가 돋보였고 질문의 핵심을 잘 파악했으며 현장확인이 많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질문이 많았고, 박종국 의원 역시 사전준비가 철저했으며 핵심적인 질문을 했다고 평가했다.

▷문제 의원으로는 김혜경 의원이 꼽혔는데, 거의 자리를 비우지 않고 출석했으나 질의 횟수가 다른 의원들에 비해 현격하게 적었고 질문을 해도 원칙적인 내용이 많고, 심지어 질문지를 보고 읽는 수준인 경우도 있었으며, 여성 비례대표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정책과 관련된 고민이나 질의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피감기관의 태도에 대해 때로 황당하기까지 한 논리로 행정상의 오류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으며, 어떤 피감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했고, 의원들의 자료제출을 기한을 넘겨 마지못해 부실하게 제출하거나 ‘관련 내용인지 몰라서 제출 안했다’라고 변명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원재 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는 역할에 큰 무리가 없었으며 전체적인 상황을 잘 정리하며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속개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건설교통위원회(위원장 주수종, 간사 김문호, 류재구ㆍ오세완ㆍ서강진ㆍ한상호ㆍ박노설ㆍ박동학ㆍ김승동ㆍ이환희ㆍ신석철)

출석과 준비에서 상당히 성실하게 진행했지만 뉴타운, 교통, 건설, 청소, 환경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심도있는 지적과 문제 제기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미시적인 수준의 질의로 일관했고,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훈계하는 듯한 의원들도 있었으며, 해당 지역구의 민원에 관한 질의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피감기관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겠습니다.”“검토하겠습니다”라는 답변으로 마무리하거나 명백한 행정상의 실수도 변명(해당 과에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등)하거나 시의원을 무시하는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출석과 관련, 다른 위원회와 비교해서 성실하게 출석했고, 끝나는 시간까지(새벽 2시30분에 끝난 적도 있음) 한 명도 빠짐없이 자리를 지켰으며, 휴식과 식사를 위한 정회 후 시작 시간도 비교적 잘 지키는 등 성실하게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현장조사를 미리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감사 중 현장조사를 위해 이환희 의원의 경우 1시간 정도씩(5일간) 제일 많이 이석했고, 오정구청에서는 4명의 의원이 방독면 관리 점검으로 1시간 정도 자리를 이석한 채 감사를 진행한 점이 꼽혔다.

▷우수 의원과 문제 의원이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민방청단은 모든 의원들이 성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질의를 했으며, 현장 조사를 통해 사진과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우수 의원을 뽑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질의와 정책제안의 횟수에서 류재구, 서강진, 오세완, 한상호 의원 등이 돋보였지만, 질의 대부분이 너무 지엽적이거나 포괄적이었고 훈계하거나 질의 내용에 비해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시간을 끄는 모습이 지적됐다.

박동학, 신석철 의원은 질의시 자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으며 해당 지역의 현안에만 집중했고, 김승동 의원은 차분한 태도와 명쾌한 질의와 문제 제시는 좋았으나 의원들 중 질의 횟수가 가장 적었고 소극적인 자세로 임했다고 평했다.

김문호 의원의 경우 부천시 CCTV문제에 대해 다량의 사진을 제시하며 문제점을 잘 분석해 CCTV가 잘 운영되는 지역을 방문하고, 부천시CCTV 카메라 해당업체에 가서 문제점 해결을 위한 견적을 뽑아오는 등 현장확인이 돋보였지만,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질문 없이 넘어가거나 단순한 질의로 일관한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박노설 의원 역시 CCTV설치 현장을 직접 다니면서 노출되어 있는 안전 불감증에 대해서 잘 지적했지만, 다른 사안의 경우 해당 과에 관련없는 문제를 질의한 점이 지적됐다.

이환희 의원은 건설업의 경험을 기반으로 현장에 대한 꼼꼼한 조사와 다량의 자료조사를 통해 피감기관의 졸속행정을 지적한 것과 또 KBS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방영됐던 ‘부천시의 불법 주차단속 문제점’에 대해 부천시의 무감각한 행정방식에 대한 질책도 적절했지만 질의 후 답변을 잘 듣지 않으며, 중간에 말을 끊거나, 다른 동료의원들이 질문할 때 전문위원과 큰소리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질의할 때 “이건 이게 맞죠?”“내가 다 알아요”“지금 거짓말 하고 계시잖아요”와 같은 유도심문 또는 추측성 질문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제 있는 피감기관과 관련, 대체로 무난하게 감사를 받았으나, 때로는 업무숙지가 미비해 감사준비가 소홀한 부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난안전관리과장의 경우, 행감 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CCTV문제가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시의원의 지적에 변명만 늘어놓다가 결국은 “죄송하다”는 말로 마무리 했으며,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감사 내 의원들의 질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쉽게 흥분하는 모슴을 여러 차례 보였다고 꼬집었다.

특히 피감기관의 태도로 문제가 된 것은 원미구청장으로, “앞으로는 발로 뛰는 원미구청장이 되어 달라”는 김문호 의원의 당부의 말에 “그럼 발로 뛰지 뭘로 뛰느냐”라는 반문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며 시의원을 무시하고 무례한 모습을 보인 점을 지적했다.

또 대기중인 피감기관 공무원들끼리 ‘네’, ‘잘알겠습니다’, ‘검토하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하면 감사가 빨리 끝난다며 대화 나누던 모습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주수종 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는 성실하게 회의에 임하면서 특히 시간을 잘 지킨 점은 높게 평가되지만, 감사기간 내내 자료를 보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질의 횟수도 단순 질의 3회에 불과했으며, 원미구청장의 태도에 대한 사과 요구로 의원들간 의견차이가 있을 때와 시설관리공단 감사시 의원들간 의견차이가 있을 때 중립된 입장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 보다 편향된 진행을 보여 주기도 했고, 건설교통국의 감사시 회의가 길어지자 정회 후 회의 시작 전 마이크를 켜지 않고 국장 및 과장들에게 질의 내용에 ‘네’, ‘잘알겠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등 간결하게 답변토록 한 점은 위원장으로서 기준에 미달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부천시의회의 2009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평가는 부천YMCA, 부천YWCA, 부천시민연합, 참여예산 부천시민네트워크, 부천여성의 전화,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새시대여성회, 부천시민연합여성회, 부천여성회, 부천환경교육센터, 풀뿌리부천자치연대, 부천생협 등이 참여해 시민방청단을 꾸려 실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