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회 정례회를 개회중인 부천시의회(의장 한윤석) 3개 상임위원회(기획재정위ㆍ행정복지위ㆍ건설교통위)가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 1조1천439억원(일반회계 8천33억원ㆍ특별회계 3천406억원)에 대한 예비심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위(위원장 김관수)의 지난 4일 재정경제국 농산지원과 예산안 심사에서는 관내 쌀농가에서 생산한 ‘복사골 으뜸쌀’의 학교급식 지원예산 4억2천200만원에 대한 삭감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 농산지원과에서 올린 이 예산은 관내 쌀농가에서 생산된 ‘복사골 으뜸쌀’(지난해 기준 2천200여톤 생산)의 판매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판로에 숨통을 트여주고, 관내 학생들에게 정부미 대신 일반미로 지은 좋은 쌀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관내 초등학교 62개교와 중학교 32개교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 26개교, 중학 15개교 등 총 43개교가 희망 신청을 해와 이들 학교에 625톤의 ‘복사골 으뜸쌀’이 제공될 경우 20kg짜리 포대 기준 정부미(2만9천800원)와 일반미(4만5천원)의 차감액을 1년동안 시가 30%, 학교측에서 70% 부담하는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미를 사용해온 학교측에서 일반미인 ‘복사골 으뜸쌀’ 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경우 부담해야 할 금액은 포대당 3만1천500원이다.

시 농산지원과에서는 ‘복사골 으뜸쌀’의 43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지원하게 될 4억2천200만원의 학교급식 지원 예산은 부천시 교육경비 지원 조례 및 학교급식 지원조례를 검토, 급식조례 제3조 지원계획수립에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한 우수 식재료 생산 및 공급방안과 부천시내 농축수산업 생산자 및 생산자 단체 참여방안, 학교급식 지원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방안과 제4조 1항의 학교급식 경비 중 일부를 교육경비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된 점을 검토에 올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획재정위는 이 예산에 대한 심의에서 그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지만, 부천시 학교급식 지원 조례가 지난 7월에 제정됐으나 아직까지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가 구성이 안돼 ‘학교급식 경비의 지원규모와 내역은 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시장이 정한다’는 규정에 저촉되고, 시범사업일지라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에게 정부미 대신 일반미 공급 혜택이 돌아가야 하며, 시민의 혈세인 시 예산이 개별 학교에 지원되는 ‘시민 환원사업’인 만큼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혜택이 주어져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올해 부천교육청에 부천시에서 지원하는 교육경비 지원에 따른 일선학교에서 신청한 예산이 358억원으로 이 가운데 120억원만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부 학교 학생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경우에도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는 만큼,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정부미 대신 좋은 쌀인 일반미를 지원하려는 것에 대해 시의회가 제동을 건다는 것으로 비춰질 경우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고, 최근 몇년간 풍년이 이어지면서 관내 쌀농가에서 ‘복사골 으뜸쌀’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해 부천농협과 함께 ‘복사골 으뜸쌀 학교급식 지원’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키로 한 것이어서 지역사회의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획재정위는 시 농산지원과에서 올린 4억2천200만원의 ‘복사골 으뜸쌀 학교급식 지원 예산’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번에 신청하지 않은 초등학교 36개교와 중학교 17개교 등 53개교의 형평성 문제에 따른 대책 방안, 그리고 학부모에게 급식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느냐”에 대한 시집행부와의 입장 조율 여부가 관건으로, 삭감 쪽으로 가닥을 잡아 예결특위에서 다시한번 검토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