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제19대 총선의 예비후보 단계에서 명분도, 원칙도 없이 후보 단일화를 지역정가에 공공연히 목청껏 외친 민주통합당 부천 원미을의 한병환 예비후보와 윤병국 부천시의원 간 단일화, 부천 소사구의 강백수ㆍ김명원 예비후보 간 단일화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채 불신과 앙금만 자초한 채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 원미을의 2인 부천 원미을 선거구의 한병환(47) 예비후보와 윤병국(49) 부천시의원 간의 후보 단일화는 용어 자체부터가 잘못된 것이었다. 저간의 과정을 따져보면 한병환 예비후보의 경우는 구랍(舊臘) 15일 부천시 시민옴부즈만 위원장직에서 물러나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여서 개인적으로는 후보 단일화의 명분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공당(公黨)의 입장에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단일화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윤병국 시의원(의회운영위원장)의 경우는 19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1월12일까지 시의원직을 사직해야 하는데도 시의원직 사퇴 시한 이전인 1월10일까지 단일화 결론을 내리는데 수용하면서 실상은 19대 총선 출마를 하는 양 큰소리 뻥뻥 친 모양새가 된 셈이다.

더구나 누구보다 공직선거법을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후보도 아닌 입장에서’ 후보 단일화 수용 조건으로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는 수용할 수 없는 주장까지 했다가 결국에 총선에 불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단일화 논의는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윤병국 시의원은 19대 총선에 출마한다는 공식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의사만 비춘 상태에서 19대 총선에 출마할 것처럼 비춰지는 여론몰이는 자의가 아닐지라도 톡톡히 한 셈이다. 재선 시의원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대한 진위가 궁금할 따름이다.

연유가 어찌됐건 한병환-윤병국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던 ‘부천시 원미구 을선거구 민주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대표 간사를 맡은 서영석 전 시의원(3선)은 1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윤병국 부천시의원과 한병환 전 부천시 시민옴부즈만 위원장의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윤병국 시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결심함에 따라 한병환 전 위원장이 추진위의 단일 후보로 선정됐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추진위는 단일화 추진 경과에 대해 “지난 12월28일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윤병국 시의원과 한병환 위원장 및 추진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가진 후 두사람의 합의에 따라 추진위가 단일화 방식을 제안하고 △두사람의 합의가 있을시 단일화 방안대로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추진위는 이에 따라 12월30일 두 사람에게 △30인 이내의 배심원단을 구성하고, 배심원은 추진위가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성향 및 인원 결정(부천포럼 회원 10인 내외, 추진위원 10인 내외, 사회단체 및 정치인 10인 내외, 기타 양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은 시민 5인 내외), 패널과 두 사람의 질의 응답 및 출마의 변 청취 후 배심원단의 토론으로 적정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이같은 단일화 방안에 대해 “한병환 전 위원장은 동의했지만 윤병국 시의원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윤병국 시의원은 추진위가 제안한 안이 객관적인 경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두 사람이 각각 50~100인을 추천해 배심원단을 구성할 것과 두 사람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를 제안했다”고 했다.

추진위는 윤병국 시의원의 제안과 관련, “추진위는 100인 내지 200인에 달하는 배심원단을 구성 및 운영할 물적 토대가 없고, 두 사람에 대한 여론조사가 자칫 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결국 두 사람과의 토론에 따라 ‘애초 문제를 제기했던 부천포럼 회원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또 “1월8일 긴급히 부천포럼 모임을 개최했으며, 이 자리에서 윤병국 시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에 부천포럼 회원들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아쉽게도 윤병국 시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함에 따라 한병환 전 위원장으로 후보 단일화’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결국, 구랍 28일 기자회견까지 자처한 한병환-윤병국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는 끝까지 ‘한명의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헤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 인해 한병환 예비후보 입장에서는 ‘누구와의 후보 단일화를 했다’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됐다. 그 말을 꺼내들 경우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될 소지가 다분히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만나서 논의해 할 ‘두사람의 후보 단일화는 처음부터 없었던 일’이 되고 만 셈이다.

◑ 소사구의 2인 부천 소사구 선거구의 강백수(55) 전 도의원과 (사)환경대안운동협회 김명원(57) 이사장과의 후보 단일화는 적어도 지난해 9월27일 오전 11시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사구 발전과 국가 발전을 위해 함께 하나의 힘으로 모으기로 했다”고 밝힐 때까지만 해도 성사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듯 싶었다.

두 사람은 강력한 경쟁자인 현역 국회의원(비례대표)으로 민주통합당 소사구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희(58) 의원에 경선 도전장을 던지기 위해서는 공동 전선 구축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에 따라 일정 기간 선의의 경쟁을 펼쳐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지도가 높은 사람을 밀어주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간의 틈이 벌어진 것은 서로 다른 의도와 전략을 가진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인해 결국 ‘후보 딘일화 추진은 없었던 일’로 결론내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 채 완전히 결별하고 말았다.

김명원 이사장이 구랍 14일 예비후보로 등록해 제한적 범위에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었고, 경기도의원 신분을 유지하다 지난 4일 도의원직을 사직한데 이어 6일 예비후보로 강백수 전 도의원이 등록하면서 여론조사 실시에 따른 설문 문항의 유ㆍ불리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의 설문 항목을 담아 여론조사 실시한 것이 화근이 되면서 두 사람간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정도로 불신과 감정의 앙금이 깊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명원 예비후보는 11일 오후 2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 선언과 더불어 강백수 예비후보가 당초 합의사항을 어겼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백수 예비후보도 자신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담은 설문항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에 대해 김명원 예비후보를 강력 비판하며 “꼼수정치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며 마이 웨이를 거듭 밝혔다.

부천 원미을과 소사구의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단계에서의 단일화 논의는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결과만 초래한 채 기자회견을 자처하는 ‘언론 플레이’로 요란만 떨고 아무런 결말도 없이 싱겁게 끝나면서 가뜩이나 정치 불신이 초고조에 이른 마당에서 볼썽 사나운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겸손과 배려ㆍ책임있는 소통’이 더없이 강조되는 소셜네트워트(SNS) 시대에 더이상 지역 유권자를 도외시(度外視) 하고 백안시(白眼視) 한 채 명분도 없고, 원칙도 없는 편가르기식 ‘그들만의 리그’는 더이상 생겨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말과 행동에 따른 책임 행위’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