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통합민주신당의 당명이 민주당과 비슷하다”며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낸 유사(類似)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임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은 앞으로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박정헌)는 3일 "본안 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을 사용하지 말고 간판이나 표지도 사용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민주당과 민주신당 모두 '민주'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데, 민주신당의 신(新)이라는 단어는 새로 탄생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뿐 독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으므로 핵심인 '민주'가 같아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언론보도 등에서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을 주로 사용하고,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약칭을 계속 사용하면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민주신당을 혼동해 정치적 의사 형성이 왜곡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법원이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의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림에 따라 앞으로 약칭을 쓰지 않고 정식 당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은 당헌상의 당명 규정 가운데 약칭을 민주신당으로 정한 대목을 삭제, 공문서나 간판 등에 정식 당명을 쓰기로 했다.

당내에선 '통합신당'이란 약칭을 쓰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중앙선관위에 이미 등록된 이름이어서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유사상표 판정을 받은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것은 스스로 짝퉁 정당임을 광고하는 것"이라며 "당명 자체를 바꾸고 다시 태어나 정직한 정치를 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