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18일 제135회 임시회에서 추모공원 용역예산 처리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과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강행 처리방침을 굳혔다가 결국 2차례 의장실 점거로 인해 ‘본회의 자동 산회’라는 부천시의회 개원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전체 의석 30석 중 18석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 입장에서 상당한 체면을 구긴데 이어, 또한번 11석의 열린우리당과의 임시회 개회를 위한 협상에서 밀린 듯한 모습으로 최종 합의를 했다.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협상안을 수용한 것은 임시회 소집 날짜를 5월로 넘겨서는 안된다는 시집행부의 요청과 더불어 시의회 파행의 단초가 된 추모공원 용역예산 중 장사시설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 중 3억원이라고 부활시켜야 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단일안(장사시설 용역비 수용불가, 진입도로 개설 용역비 부활)을 고수하며 벼랑끝 협상에 나선 열린우리당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다수당인 관계로 열린우리당 협상안을 무시하고 한나라당안을 강경 처리할 경우 본회의장에서 빚어질 불상사로 인한 파행 운영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는 비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줄곧 단일 협상안을 고수하며 강행 처리 분위기로 몰아가는 열린우리당의 전략에 말려들 수 없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을 넘겨 임시회를 열 경우에도 시집행부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데다, 원내 다수당을 앞세워 안건 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에 맞서 배수진을 치고 나올 열린우리당의 거센 반발에 따른 후유증과 향후 의회 운영에 있어서 등원 거부 투쟁 등 파행 운영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협상 결렬시 강경 처리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열린우리당에서는 본회의장 의장석과 단상 등을 점거해 안건 처리를 결사적으로 막기 위해 11명의 소속 의원들이 역할 분담을 하는 시나리오까지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에서 강경 처리 방침에 따른 상당한 부담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은 원내 다수당이지만 자칫 하다가는 시의회 파행 운영의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단일 협상안을 고집하며 강경 처리 분위기로 몰아가는 열린우리당의 전략에 더 이상 말려들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양당이 원만한 합의하에 안건 처리를 하다는 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같은당 소속 홍건표 시장의 역점 사업인 추모공원 조성사업에 따른 장사시설 용역비 6억원에 대해 절반이라도 반영해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열리우리당이 요지부동으로 나오면서 ‘건교부 GB 관리계획안 승인 이후 예산 편성을 적극 검토한다’는 애매모호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다.

양당 모두 추모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장사시설 용역비 반영여부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은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한걸음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추후 논란의 소지를 남겨놓아 지난 18일 자동 산회된 제135회 임시회 이후 지금까지 협상안에 대한 번복없이 밀어부쳐 실리를 챙긴 셈이다.

한나라당이 이번 협상에 얻은 소득이라면 예결위에서 두 번 다시는 ‘5대4’라는 예결위원의 숫적 열세가 되풀이 되는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과, 어떤 형태로든 원내 다수당의 입장에서 양보한 것은 향후 의회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당장은 손해를 보면서 얻은 값진 교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