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원내 다수당의 체면 좀 세워 달라”(한나라당) ↔“가격 흥정하듯 해선 곤란하다”(열린우리당).

단 하루만 열릴 예정인 부천시의회 제136회 임시회 소집 날짜를 택일(擇日)하기 위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 대표단간의 28일 물밑 협상은 양측간 팽팽한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채 결렬됐다.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시의회 4층 의장실에서 양당 협상대표들은 의견조율에 들어갔으나, 결국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29일 오전 11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한나라당은 추모공원 용역예산 중 장사시설(화장장 6기, 봉안당 3만기)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 중 3억원만 반영토록 하자는 협상안을 제시했고, 열린우리당은 장사시설 용역비 반영은 곤란하고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 2억1천만원만 반영하자는 종전의 입장으로 맞섰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행정 절차상의 문제(건교부의 그린벨트(GB) 관리계획안 승인후 내년 본예산 편성)를 지적하는 것은 일정부분 인정하면서도,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같은당 소속 홍건표 시장이 추진하는 가장 큰 역점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원내 다수의석을 차지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홍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입장과 상징적 의미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은 (행정 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야지 가격 흥정을 하듯이 하는 것은 곤란하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애를 낳기도 전에 성별조차 모른 상태에서 미리 옷부터 사 놓은 격이라는 게 열린우리당의 주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대표단의 팽팽한 입장이 맞선 가운데 오명근 의장은 지난 18일 제135회 임시회 본회의가 자동 산회된 이후 의장실 점거 등 일련의 과정에서 마치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춰져 자신이 소속된 한나라당 내에서도 궁지에 몰리는 등 난감한 처지임을 설명하며 “열린우리당측에서 이번 만큼은 양보해 달라”는 입장을 간곡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대표간의 이날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29일 오전 11시 의장실에서 다시 만나 의견조율에 나서기로 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오명근 의장과 김승동 시의원이, 열린우리당에서는 유재구·강동구 시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로써 본회의에 계류중인 부천시 제1회 추경예산안 등 11건의 안건을 처리할 제136회 임시회는 이달을 넘기게 될 것이 확실시되며, 양당 중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6월1일 또는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