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성남발(發)로 기대했던 부천시의회의 제136회 임시회 개최 소식은 없었다.

부천시의원 30명 중 24명의 의원이 참석한 23일 오전 10시부터 성남종합운동장에서 경기도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4회 경기도 시·군의회 의원 체육대회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만나긴 했으나, 지난 18일 제135회 임시회가 자정을 넘겨 자동 산회한 상황에서 조금도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것만 확인하고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뿔뿔이 흩어졌다.

문제는 추모공원 건립 관련 2개의 용역예산(▲장사시설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 2억1천만원) 중 ‘어느 것을 어느 쪽에서 양보하느냐’ 에서 단 한걸음도 물러서거나 나가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17명±1명)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만큼 장사시설 용역비 반영을,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11명)은 진입도로 용역비 반영을 각각 고집하고 있다. 지난 18일 자동 산회된 제135회 임시회의 연장선상에서 양당이 팽팽한 신경전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적어도 다음주 월요일(28일)을 제136회 임시회 개회 D-데이가 자칫 6월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에 소집되는 임시회는 예외적으로 오명근 의장이 소집날짜만 잡으면 곧바로 개회가 가능해 이달을 넘기지 않고 임시회 소집 날짜를 잡기 위해 양당 대표간사간 의견조율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오명근 의장을 제외한 17명의 의견조율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지난 18일에 드러난 적전 분열이 다시 소집되는 임시회에서 봉합이 안된 채 양당 협상안을 놓고 표결에 부쳐질 경우 한나라당 협상안이 통과되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나라당 소속 오명근 의장이 양당 합의가 이루어진 뒤 임시회가 소집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도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차지한 입장에서 밀어부칠 수만은 없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양당의 대립으로 자동 산회가 된 이후 또다시 열리는 임시회에서 다수당을 앞세워 처리하는 것도 비난여론의 도마위에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아 시의회 파행 운영의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선뜻 선택할 수 없는 카드다. 이 카드의 사용시기는 이미 지난 18일로 자동 폐기된 셈이다.

까닭에 한나라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열린우라당과의 추모공원 용역예산 처리문제를 합의한 뒤 임시회를 열어야만 그나마 체면을 세우게 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추모공원 건립 추진을 위한’이라는 대전제로 세워지는 장사시설 및 진입도로 개설 용역예산이라면 어느 것은 살리고(반영), 어느 것은 죽이고(삭감) 식의 논리 전개는 부천시의회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라는 정당 구분을 떠나 추무공원 건립 추진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추모공원 용역예산 둘 중 어느 하나를 살리고 죽이고의 문제에 양당이 연연하고 있는 것은 양당 의원들간 기세 싸움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모공원 건립 추진에 있어서 장사시설(화장로 6기, 봉안당 3만기) 관련 실시설계 용역예산이나 장사시설로 가기 위한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예산은 두가지 모두 필요한 예산이라는 점에서, 지금 당장 어느 하나는 세우고, 어느 하나는 추후에라는 전제로 시의회가 지난 18일 제135회 임시회에서 자동 산회까지 가는 파행 속에 얻어낸 성과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시집행부의 의지에 부응한다는 논리에 함몰되지 말고 소수의 열린우리당을 포용한다는 입장에서 열린우리당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패배주의 논리를 펴는 것이 과연 옳은지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꽉 막혔다면 뚫어야 한다. 그것을 누가 조금 양보하느냐의 문제일 뿐 손해본다는 선입감을 떨쳐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더군다나 화장터 반대투쟁위에 지원사격을 펴온 시의원들 역시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추모공원 관련 그린벨트(GB) 관리계획안을 승인해줄 경우 추모공원 관련 용역예산을 2008년도 본예산에 반영토록 해주겠다는 논리를 폈고, 여기에서 한걸음 물러나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를 반영해주겠다고 제시한 만큼 한나라당에서 받아들여 하루빨리 제136회 임시회가 소집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시집행부 역시 홍건표 시장의 의지가 워낙에 완강한 나머지 이같은 타협안에 대해 사실상 가타부타 입장을 꺼내는 것이 난처한 입장임을 고려할 때 양보가 곧 패배로 인식하는 구도 보다는 부천시의회에서 여전히 맞서고 있던 추모공원에 대한 찬·반 대립에서 차츰 벗어나 반대하던 쪽에서도 진입도로 개설 용역예산을 인정한 것은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큰 수확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별무리가 없을 것이다.

열린우리당 역시 지난 제135회 임시회에서 제1회 추경예산안을 종합심사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구성에서 18석의 한나라당 보다 1석이 많은 5대4의 예결위원 분포도를 보인 것은 5대 시의회에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고 한다.

원내 다수 의석과는 예외적으로 지난 예결위서 5대4의 역전 상황이 단초가 돼 빚어진 추모공원 관련 2건의 용역예산이 전액 삭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당론에 의한 강경 처리 방침으로 인해 하나는 살리고, 하나는 죽이는 협사안을 이끌어냈고, 여기에 덤으로 예결위서 전액 삭감된 동남우회도로 입체횡단 보도설치공사 20억720만원을 부활시킨 점도 헤아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논란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비껴갔지만 여월택지개발지구내 노인의료복지시설 건립비 30억원(무료 전문요양시설 건립 10억, 노인의료복지시설 건립 20억)도 오히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의 강력한 문제제기로 인해 소관 상임위인 행정복지위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추무공원 용역예산 전액 삭감을 전제로 부활시키는 패착을 열린우리당에서도 한 만큼 한나라당이 자동 산회된 제135회 임시회에서 결코 손해만 보았던 것은 아니다.

“의석수에서 열세인 만큼 이번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의장실을 점거해 똘똘 뭉쳐 맞설 수밖에 없었다. 그때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고 지난 18일의 상황을 밝힌 열린우리당을,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포용하는 자세로 임시회 소집 날짜를 하루빨리 확정하고 본회의에 계루중인 제1회 추경예산안과 각종 안건을 처리하도록 중지를 모았으면 하는 여론이 수면 아래서 꿈틀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만 할 것이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오는 25일 향후 임시회 소집 등과 관련하여 의견조율을 위해 모임을 갖기로 해 새로운 협상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열린우리당은 추모공원 건립 관련 용역예산 중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예산만 반영하자는 안이 마지노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