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만 새까맣게 타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21일 부천시의회에 우연히 만난 주수종 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이 불쑥 던진 말이다.

그 이유를 묻자, 부인이 부천문화재단에 근무, 채용 과정에서 마치 특혜를 받은 것처럼 지적한 언론 보도 때문이라고 했다.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주수종 의원이 시의원에 당선되기 전에 부인이 지난 2005년 5월부터 부천문화재단 연수원 구내 식당에서 설거지 등 허드렛일을 하며 월 100만원이 안되는 급여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고, 처제도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 그만 두고 사람을 구하지 못하자 부인이 소개해서 같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 3월20일 제142회 임시회에서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 7명이 부천문화재단 박두례 상임이사 해임촉구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 한 것에 대해 주수종 의원이 무산시키려 했다는 지적하며 부인과 처제가 부천문화재단 연수원 구내 식당에서 일하는 것과 결부시킨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속기록을 보면 정확히 나와 있다"며 "안건 자체를 당일 아침 회의장에서 처음 봤기 때문에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만큼 10분간 정회하자는 의사진행 발언을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삼신교통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부천노총 사무처장으로 일해오다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사실을 상기시키고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다 가난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대기업 귀족노조를 제외한 대다수 노동자들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노동운동을 하며 결혼한지 20여년 동안 아내에게 한반도 편안하고 충족한 생활을 해보지 못한 채 남들 보다 항상 어렵고 힘든 삶을 살게 하고, 아이들에게도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며 어려운 형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식당에 나가서 설거지 등 허드렛일을 하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표현조차 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며 "가난해도 어렵고 힘들어도 님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최소한의 자존심으로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돼 답답하고 아내에게도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한 것에 대해서도 1995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삼신교통 택시기사로 일해오면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수종 의원은 지난 3월31일 부천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부천시의원 30명에 대한 재산변동 사항에서 종전 (-)2천978만원에서 830만원이 증가했으나 2천147만원의 부채가 있다고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