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사립학교로 분류되는 ‘재외한국인학교’의 이사회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파견된 학교장에 대한 임면권이나 학교재산에 대한 권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부천 원미갑)이 국정감사를 준비과정에서 교과부의 답변을 통해 확인됐다.

현재 15개국에 30개교가 운영되고 있는 ‘재외한국인학교’는 법인과 정관을 가진 사립학교로 분류되지만 학교장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 의해 파견된 경우 정해진 임기동안은 이사회에서 학교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전혀 관여할 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외국민의 교육지원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0조 ‘처분할 수 없는 재산의 범위’ 조항을 근거로 재단 측에서 학교건물 구입이나 부지매입등에 상당부분 기여를 했더라도 학교가 문을 닫을 경우 학교의 모든 재산은 대한민국 정부로 귀속되며 이같은 내용을 각 학교의 정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토록 교육과학기술부가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로 아시아에 위치한 한 재외한국인학교의 정관의 ‘잔여재산의 귀속’ 항목에는 ‘잔여재산은 합병 및 파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 대한 청산 종결의 신고가 종료된 후 국고(대한민국정부)에 귀속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법인이 시설비나 운영비 등에 많이 투자했더라도 이사회가 학교재산에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이와 반면에 국내에 위치한 사립학교들의 경우에는 정관에 잔여재산의 귀속자를 미리 지정해 놓을 수 있으며 학교장은 학교법인이나 학교경영자가 임명하도록 돼 있다.

임해규 의원은 “재외한국인학교의 성격 규정에 있어서 정부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 대한 국가의 교육의무 차원에서 해외에 있는 한국 국적의 교포들에게 한국내에서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공립학교로 전환시키거나 국내에 위치한 사립학교들과 동일하게 학교장에 대한 임면권이나 재산귀속 관련 권한을 주어야 재외한국인학교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임해규 의원에게 제출한 ‘2009 재외한국학교 수업료 현황’에 따르면 재학생의 90%가 한국학생인 30개 재외한국인학교들이 평균적으로는 초등학교가 313만원, 중학교 404만원, 고등학교 498만원의 등록금을 각각 받는 등 연간 등록금이 많게는 1천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초등학교의 경우는 등록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이처럼 재외한국학교의 수업료가 비싼 것은 이들 학교가 1년간 운영하는 예산 가운데 국고 지원이 22.9%에 그쳐 나머지는 학부모 또는 기부금 등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임해규 의원은 “이런 비싼 등록금을 내야하는 현실과 정부의 제한된 예산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외한국인학교의 초등교육 과정부터라도 의무교육화하고 중ㆍ고등학교 과정 역시 국내 학교들에게 적용되는 등록금 상한선을 제시해 점차적으로 해외에 있는 우리 교포들이 국내에 있을 때와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