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 18명 전원은 17일 오후 4시부터 건설교통위 사무실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18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제13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예결위가 심사해 올린 추경예산안 중 추모공원 건립 관련 장사시설 실시설계 용역비(6억원)와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2억1천만원), 동남우회도로 입체횡단 보도설치공사 20억720만원의 삭감예산에 대해 비토(Veto·거부), 수정안을 내기로 해 파란을 예고했다.

수정안이 제출될 경우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져 처리될 것으로 보이며, 전체 의석수(30석) 중 한나라당이 18석을 차지해 ‘당론’에 따른 경우 상임위에서 심사한 예산이 반영돼 모두 되살아 나게 된다.

이날 긴급 의총에서 오명근 의장은 특히 모두 발언을 통해 추모공원 건립에는 동의하지만 예결위에서 올라온 예산에 대해 본회의장에서 이의 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혔으며, 몇가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다소 실언성 발언을 던져 파문을 예고했다.

오 의장은 “의회 직원들에게 조언을 구한 결과 예결위에서 올라온 예산이 본회의에서 단 한번도 뒤집어진 전례가 없었다고 전해 들었다”고 했으며, “사사건건 당론으로 가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도 했다.

오 의장은 또 “홍 시장하고 임해규 의원하고 엄청 안좋다”고도 밝히면서 이날 참석한 대다수 동료 의원들이 추모공원 관련 용역비 삭감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수정안을 내자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오 의장은 “한나라당이 만들어진 안대로 100% 간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니냐. 상임위에서 심사한 예산을 예결위에서 틀었다고 해서 본회의장에서 문제제기를 한다면 상임위나 예결위가 뭐 필요 있느냐”면서 예결위에서 올라온 추경예산을 본회의장에서 이의 제기를 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의총 막판에는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이 자기 임의대로 다 할려고 한다면, 열린우리당도 그럴 것 아니냐”면서 “그렇게 한다면 어떻게 본회의를 제대로 운영하겠느냐”고 항변하는 소리가 회의장 밖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오 의장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의총에 참석한 나머지 동료 의원들은 “이렇게 가다간 앞으로 모든 것을 못하게 된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많이 참았다. 이번에 한나라당의 의지를 보여주자”고 하는가 하면, “예결위 구성도 상임위별로 3명의 의원이 참여해 구성하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자. 정책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사안별로 당론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의장은 “예결위 구성은 역대 의회에서 운영해오면서 자연스럽게 해온 관행”이라며 예결위 구성에 대한 개선방안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날 의총은 오 의장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대다수 동료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의견을 냈다.

의원들은 “추모공원(화장장) 관련 용역예산이 임해규 의원과 첨예하게 대힙돼 있는데 경기도를 거쳐 건교부에 GB 승인절차를 밟는 이상 시의회에서 삭감할 경우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물론 애시당초 용역예산이 올라오지 않았으면 좋았고, 시집행부가 잘했든 못했든 예결위에서 정략적으로 처리한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의원들마다 예결위 추경예산 심사가 열린우리당의 의지로 대로 의결된 것에 대한 난상토론이 이어진 후, 18일 본회의장에서 예결위 추경예산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비밀투표를 실시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실제 비밀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본회의장에서 이의 제기를 통해 수정안을 제출할 추경예산으로는 추모공원 건립 관련 장사시설 및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와 동남우회도로 관련 예산 등 3건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의총이 끝난 후 의원들마다 회의에서 오고간 내용과 이날 집약된 당론 및 개인 의견을 밝히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의 이같은 입장은 18일 열리는 본회의장에 화장장 반대투쟁위 소속 주민들이 대거 몰려올 것 등을 우려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유가 어찌됐건 지난 16일 예결위에서 수정 의결돼 본회의에 상정된 제1회 추경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18일 오전 10시에 개회하는 제13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는 수정안 제출 및 열린우리당의 이의제기에 이어 비밀투표가 진행되기까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간의 신경전과 강력한 반발 등 파행과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5대 시의회 출범 이후 최대의 소란스러운 본회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