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의회 제135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환희·열린우리당)가 16일 부천시가 올린 1천731억원 규모의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종합 심사 및 계수조정을 통해 삭감한 예산을 따져보면 사안별로 3개 상임위의 예비심사 결과를 수용하는가 하면, 과감하게 삭감하는 이른바 ‘이중 잣대’를 들이댔다.

특히 전체 의석수 30석 중 11석으로 열세에 놓인 열린우리당은 이번 예결특위에서 5명의 소속의원이 예결위원으로 참여해 18석으로 과반 의석(16석) 보다 2석이 많은 18석으로 숫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예결위원 4명 보다 1명이 더 많다는 점을 십분 이용해 철저한 손익 계산을 따져 가며 추경예산의 삭감 폭과 수위를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집행부 입장에서 보면 MBT(폐기물 전 처리시설) 건립 시설비 4억1천930만원과 (가칭)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조성사업 관련 예산 4억5천만원, 여월택지개발지구 내 노인복지시설 건립비 30억원(무료전문요양 시설 건립 10억, 노인의료 복지시설 건립 20억)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민선4기 홍건표 시장 체제의 최대 역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추모공원 조성 관련 장사시설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과 추모공원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 2억1천만원이 소관 상임위(행정복지위)의 예비심사를 어렵사리 통과했다가 막판 전액 삭감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것은 경기도 도시계획위와 부천시 용역과제심사위에서 GB(그린벨트) 관리계획변경안을 승인받기 까지 공을 들인 것에 비춰볼 때 낙담케 하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문화도시, 부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며 문화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롭게 추진하는 ‘전통문화’사업의 유치 및 육성에 따른 발판 역할을 하게 될 (가칭)2008 부천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 타당성 및 기본계획용역비 8천300만원과 제2회 전통문양공예대전 행사보조비 5천만원의 소관 상임위(기획재정위) 예비심사에서 전액 삭감된 것을 예결특위서 되살리기 위해 혼신을 쏟았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겨나는 등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득(得) 보다 실(失)이 너무나도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이번 예결특위에서는 18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11석의 열린우리당 보다 왜소하고 무기력하게만 비춰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같은당 소속 홍건표 시장이 이끄는 민선 4기 시집행부에 귀뜸해 준 말이라고는 고작 “예결특위 구성은 상임위별로 순번에 따라 의원들이 참여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였다.

그럼, 이번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예결특위의 종합심사 과정에서 시집행부가 얻은 성과가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역곡1동 주민들이 중심돼 활동하는 화장터반대투쟁위의 목소리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추모공원 조성사업이다.

비록 이번 추경예산 심사에서 추모공원 건립추진을 위한 장사시설(화장로 6기, 봉안당 3만기) 건립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과 추모공원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 2억1천만원이 전액 삭감됐지만, 그동안 부천시의회 내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해온 열린우리당 소속 11명의 시의원과 유일한 민주당 소속 김관수 시의원이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연내 추모공원 건립부지 GB(그린벨트) 관리계획안의 승인을 받으면 2008년 본예산에 편성해 주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의 GB관리계획안에 대한 승인을 전제로 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에 협조(예산 반영) 하겠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갈 길이 바쁜 시집행부 입장에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내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 짓고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건교부의 GB관리계획안 승인을 전제로 6개월 정도 사업 추진의 지연이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시의회 내에서 추모공원 건립추진에 반대 또는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의원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은 ‘뜻밖의 성과’라고 하겠다.

또 한편으로는 여월택지개발지구 내 노인복지시설 건립비 30억원(무료전문요양 시설 건립 10억, 노인의료 복지시설 건립 20억)이 소관 상임위(행정복지위)에서 전액 삭감됐던 것을 되살려 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그동안 줄곧 여월지구 휴먼시아 입주예정자들과 함께 반대 목소리를 내온 열린우리당 소속 시의원들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예결특위 심사과정에서 시집행부가 표면적으로는 잃은 것이 크게 보이지만 오히려 얻은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여기에다, 18석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과반 의석(16석)의 우위를 점해 나가는데 있어서 단순히 숫자만 많다고 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 점을 절실히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 역시 ‘보이지 않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 소속 홍건표 시장이 이끄는 민선 4기 시집행부와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간에 시정 운영에 대한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인 이른바 ‘당정 협의회’를 운영할 필요성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예결특위에서 되살리고 삭감한 예산은 다음과 같다.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되살아난 예산= 기획재정위 소관 원미구청의 문화시민운동 시민의식 강사 수당 2천만원. 행정복지위 소관 여월택지개발지구 내 노인복지시설 건립 30억원(무료전문요양 시설 건립 10억, 노인의료 복지시설 건립 20억)과 중3동 소식지 ‘동이랑 모두랑’ 제작비 160만원.

◆상임위에서 반영됐다가 전액 삭감된 예산= 행정복지위 소관 추모공원 조성 관련 장사시설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 행정복지위 소관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운영 민간 경상 보조금 4천450만원. 건설교통위 소관 동남우회도로 입체횡단 보도설치공사 20억720만원과 추모공원 건립 진입도로 개설 실시설계 용역비 2억1천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