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행정학과생들은 28일 오후 3시부터 부천시의회 4층 본회의장에서 ‘한국정부론’ 특강의 일환으로 모의의회를 열고, 조례안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여 통과시키는 지방의회 현장 체험을 했다.

가톨릭대 행정학과생들의 이날 모의의회는 모의 의장을 맡은 이기왕군이 진행했으며, 상정된 안건은 ‘부천시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과 ‘부천시 외국인대표자회의 조례안’ 등 2건이었다.

모의 시장을 맡은 이기림 군은 제안 설명을 통해 “부천시에는 작년말 기준 거주외국인 1만여명, 미등록 거주외국인 3천여명이 살고 있는 90년대부터 이주노동자들이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해 이들에 대한 인권보호는 국제인권법의 주요 과제가 됐으며, 부천시도 조례 제정 등을 통해서 인권보장을 해주고 있어 외국인노동자들의 생활이 과거에 비해서 생활이 호전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언어소통, 일상생활에 애로사항이 많은 실정이며 행사에 대한 홍보 및 안내가 없어 참여율 저조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미등록 거주외국인에 대한 인권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부천시에 외국인 지원과를 설립하고자 한다”고 했다.

질의에 나선 모의 의원 조강주 군은 “‘부천시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이 부천시 거주외국인의 생활안정과 문화공존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다문화 지역사회의 바람직한 발전에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부천시 거주외국인의 국적별 현황과 시에서 지원, 운영하는 기존 외국인지원사업의 예산규모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모의 부천시 외국인 총무과장 정승민 군은 “부천시는 외국인노동자의 수가 다른 시에 비하여 비교적 많아 무등록 거주외국인을 포함 작년말 기준 1만3천163명이며, 원미구에 5천240명, 소사구에 2천8명, 오정구에 2천915명이 각각 거주하고 있고, 미등록 거주외국은 전체의 4분의 1인 3천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 했다.

또 “결혼 이민자 수가 2천533명으로 외국인노동자 수에 비해 6배 정도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국적별로는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해 총 1만3천163명 중 46.8%가 중국인, 13.1%가 필리핀인, 9%가 베트남인, 기타 몽골, 인도네시아인 등의 순이며, 거주외국인에 대한 지원 예산은 외국인노동자 보조금 2천670만원, 문화행사 보조금 1천600만원, 건강교실 보조금 459만4천원 등 4천729만원”이라고 답변했다.

모의 의원 정명환 군은 “외국인근로자의 대다수는 국민들이 기피하는 중소기업의 3D업종에서 근무해 열악한 근로여건과 안전을 위협하며 복지 또한 제대로 갖춰진 곳이 드물어 힘든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나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없고, 행사 홍보 및 안내도 미비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부천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거주외국인 지원 사업의 종류나 프로그램과 사업 현황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모의 부천시 이주노동자복지센터과장 김세헌 군은 부천시에서 주력하고 있는 외국인 지원 사업은 크게 5가지라고 설명했다.

△부천여성 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교실, 요리교실, 부천문화역사 탐방, 다문화 체험 교실 등 7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외국인 지역사회 적응사업 △원미구에서 연중 진행하는 외국인 한국어 교육지원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애로사항 상담, 의료상담 및 의료 공제회 운영, 취업정보 제공, 산업안정 교육 등 외국인근로자 상담소·쉼터 운영 △오정구보건소가 부천시의사회·약사회, 경희대치과 동아리의 자원의료봉사활동을 지원받아 매월 2, 4주 일요일 오후 1~5시까지 내과, 외과, 치과, 가정의학과 등 검진, 에이즈, 매독, 감염, 결핵 등의 감염성 질환 검사 등을 실시하는 외국인근로자 무료 진료 △부천시 지역경제과 노사협력팀 지원하에 매년 5월중 외국인근로자과 일반시민 등 1천여명이 참가하는 부천 다문화 축제 등을 소개했다.

하지만 부천시에는 전면적으로 외국인 및 다문화 사회를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통합 부서는 없다고 했다.

이어,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반대 토론에 나선 모의 의원 정종헌 군은 “현재 부천시에는 민간분야의 전문성 있는 외국인 노동지원센터가 10여 곳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추가될 계획에 있는 만큼 새로운 외국인 복지시설을 새로 추가하기 보다는 현재 구축돼 있는 설치기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호교류를 통한 연계가 이루어 져야 한다”면서 “현재 부천시에 할당된 예산은 일정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시설 확충은 자칫 기존에 운영중인 시설이 문을 닫거나 예산지원을 적게 받아 복지시설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시설 확충에 따른 전문인력의 확보도 어려운 상태인 만큼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인력DB를 구축, 체계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법적 절차를 거친 이민자에게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으며 무임승차에 대한 불법 이민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오히려 외국인근로자가 취업할 경우 국내 근로자와 거의 동일 수준의 근로 복지혜택을 부여하고 유도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을 하며 이번 조례안은 부결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찬성 토론에 나선 모의 의원 조정래 군은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국가간 경계가 무너지고 여러 민족과 여러 인종들이 자유롭게 세계를 왕래하며, 다민족-다문화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가게 됐다”며 “해를 거듭해 갈수록 이주 외국인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지만 하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은 이런 추세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에 운영되는 외국인지원센터 대부분이 민간 차원에서 운영돼 전문성은 배양될 수 있지만 공익성 측면에서 다소 부족해 외국인 지원을 위한 총체적인 지침과 통합 업무를 위한 외국인 지원과를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또 “외국인 지원과에서는 외국인 언어학습을 위해 구 단위로 최소 한 개의 학급을 만들게 조례로 규정해 현재 소외된 외국인노동자들의 한국어 교육을 기존에 교육보다 훨씬 더 실질적이고 폭넓게 수행할 수 있고, 학교교육과 연계하여 한국어에 능한 외국인에 경우 각급 학교들과 연계하여 취업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며 “부천시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이 시행되면 기존의 외국인 참여의 폭을 넓히고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전문적인 직종의 기회를 열어주는 등 기존의 외국인 지원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외국인 지원과 설립을 통한 안정적이고 통합적인 외국인 노동자 및 이주자들의 보호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가톨릭대 행정학과생들은 이날 ‘부천시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과 ‘부천시 외국인대표자회의 조례안’에 대해 표결에 부쳐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하고 모의의회를 끝마쳤다.